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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겨울밤에 펼쳐진 실내악 향연...28년 전통으로 다져진 내실 있는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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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15. 12. 27. 13:34

서울튜티앙상블 제58회 정기연주회...“실내악 정수 보여줘”
서울튜티앙상블2
서울튜티앙상블의 제58회 정기연주회 공연 모습.
클라리넷과 비올라, 첼로, 그리고 두 대의 바이올린이 한데 모여 유려한 화음을 빚어냈다. 연주자들은 각자의 파트를 충실히 연주하면서도, 서로 눈빛으로 교감을 나누며 소리의 조화를 이뤘다.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오중주 가장조, K.581’이 서울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 잔잔히 울려 퍼졌다. 지난 22일 열린 서울튜티앙상블의 제58회 정기연주회를 통해서다.

이날 무대는 친밀함과 섬세함 등 실내악이 가진 묘미를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객석의 관객들은 이들의 정교한 연주를 숨죽이며 감상했다. 연주자의 눈빛 하나, 손동작 하나도 빼놓지 않고 가까이서 지켜보며, 그와 함께 호흡하고 몰입했다.

이날 공연을 감상한 한 음악애호가는 “올 한 해 감상한 실내악 공연 중 으뜸이 아니었나 한다”고 말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서울튜티앙상블은 올해로 창단 28년째를 맞이하는 역사와 전통의 실내악 전문단체다. 우리나라에 실내악이라는 장르가 생소하던 1988년 만들어져, 한국에 실내악이 정착하는데 씨를 뿌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간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을, 일반적으로 알려진 45곡 외에 17곡을 새로 발굴해 총 62곡을 무대에 올렸고, 드보르자크 탄생 100주년 시리즈를 선보이는 등 국내 음악계에 큰 족적을 남겨왔다.

이날 무대는 특히 민간 음악단체가 자생력으로 30여년의 길을 홀로, 묵묵히 걸어왔다는 것만으로도 큰 울림을 줬다.

서울튜티앙상블을 창단한 ‘피아노계 대모’ 이옥희 이사장이 오로지 ‘열정’ 하나로 사재를 털어 일궈온, 그 눈물과 땀의 결실이 오롯이 피어나는 무대였다.

이날 공연에서는 베토벤 ‘피아노 삼중주 다단조, Op.1 No.3’와 드보르작 ‘현악오중주 사장조, Op.77’도 차례로 연주됐다.

김지현(피아노), 김민조(클라리넷), 김대환 정호진 문수형(바이올린), 배경환(비올라), 김정현 이재은(첼로), 이정우(더블베이스) 등 각 분야에서 탄탄한 실력을 자랑하는 연주자들이 한데 모여 수준 높은 앙상블을 빚어냈다.

사회를 맡은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은 편안한 해설로 눈길을 끌었다. 또한 연주가 끝난 후 슈베르트의 ‘안 디 뮤직’(An die Music)을 마이크도 없이 직접 부르며 놀라운 노래실력을 보여주었다.

이날 연주회에는 김동호 전 문화융성위원장, 안호상 국립극장장, 이진배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 회장, 정태원 한성대학교 총장(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 니콜라 데쿠르드 스위스 대사관 부대사, 이동준 성균관대 명예교수, 김영호 서울문화재단 본부장 등 각 분야 인사들이 함께 자리했다.

보통 한 나라의 음악수준을 가늠하는 데 실내악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들 한다. 어떤 이들은 실내악을 모르고선 음악을 논하지 말라고 할 정도다. 그런 만큼,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내실 있는 실내악 연주가 보다 풍성해지길 기대해 본다.


서울튜티앙상블1
서울튜티앙상블의 제58회 정기연주회 공연 모습.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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