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1분기 내로 원금이 보장되는 연금저축신탁 판매를 제한할 계획이다. 금융위가 원리금 보장 연금저축신탁을 축소하는 이유는 신탁의 고객을 펀드자산으로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후생활을 책임지는 연금저축이 보수적인 운용으로 인해 수익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연금저축 상품별 잔액을 비교해보면 총 자산 107조원 가운데 96조원(보험 81조원·신탁 15조원)이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약 90%를 차지하고 있지만, 오랜 저금리 기조로 인해 수익성은 그리 좋지 못한 상황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그동안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자산관리 서비스의 발전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 제1차 TF 회의’를 열고 자산관리 서비스의 근본적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단기수익 중심의 현 펀드시장에서 연금저축 자산이 이동하면 펀드자산의 양적 확대를 이끌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은행권은 금융당국에 의한 인위적 제도 변경은 고객의 선택권을 뺏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우선 연금상품은 투자의 시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한다. 원금보장형 상품에 고객들이 몰리는 것은 그 만큼 투자상품의 수익률이 부진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2014년 연금저축 상품의 수익률을 따져보면 보험과 신탁이 각각 4%, 3%의 수익률을 올고 있는 데 반해 펀드는 -4.3%를 기록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연금저축 상품가운데 원금보장형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요인은 투자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라며 “금융기관의 경쟁은 상품의 품질로 해야지, 제도를 통해 인위적으로 자금을 유인하면서 불필요한 소모전만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이번 결정에 은행권에서는 ‘죽은 펀드 살리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은행권 신탁부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연금저축에서 비중이 작은 펀드 자산을 늘리기 위해 연금저축 이체 간소화를 시행하더니 이제는 아예 신탁을 클로징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금융위는 감독규정이 개정되더라도 원금보장 신탁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금보장을 원하는 고객의 경우에는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예금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은행권은 특정금전신탁은 ‘집합운용’이 되지 않아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불특정금전신탁은 상품 가입자들의 자산을 집합적으로 운용해 ‘규모의 경제’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특금은 불특금에 비해 수익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고객의 자산을 개별적으로 관리하므로 운용하기에도 복잡하다.
불특금의 신규가입이 제한되면 기존 고객자들에게도 불이익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은행권의 신탁 사업부 고위 관계자는 “금융위가 기존 가입자들에 대한 불입을 허용한다는 입장이긴 하지만 신규가입자가 줄게 되면 전체 규모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집합운용을 통한 규모의 경제의 효과도 없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원금보장형 연금저축신탁의 경우 (비보장형에 비해)수수료가 싸지 않고, 보험과 달리 원금을 지켜준다는 것 자체가 원칙적으로는 상품의 원리에 어긋난다”며 “현재 은행권과 지속적인 의견을 교류하면서 시행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