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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46년 장수기업’ 바른컴퍼니, 파주출판단지서 새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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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풍 기자

승인 : 2016. 09. 08. 07:30

'금박인쇄용', '송진인쇄용' 등 다양한 인쇄용 기계 가동...직원 복지 향상위해 카페, 헬스장 등 각종 시설 구축...윤영호 대표 "한국 장수기업, 다음은 세계 장수기업으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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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컴퍼니 작업실에서는 금박인쇄용 기계가 쉴틈없이 작동되고 있다. /이계풍 기자
바른컴퍼니 본사에 위치한 작업실, 인쇄용 장비들이 저마다 굉장한 기계음을 내며 쉴 틈 없이 청첩장을 찍어내고 있다. 호일이 입혀진 동판 위에 뜨거운 열을 가해 금박을 종이에 녹여내는 ‘금박인쇄용’ 기계부터 인쇄된 용지에 송진가루를 뿌린 후 1200도의 열을 가하는 방식으로 반짝이는 글짜를 만들어내는 ‘송진인쇄용’ 기계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또 다른 작업실에서는 인쇄된 청첩장 위에 리본·큐빅 등 보조장식을 붙이는 제본팀과 포장팀·물류관리팀 등 여러 부서원들이 일사불란하게 담당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기자는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파주출판단지에 위치한 바른컴퍼니 본사를 찾았다. 바른컴퍼니는 올해초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에 위치한 서울 사옥에서 파주출판단지로 터전을 옮겼다. 본사 건물은 올해로 46주년을 맞이한 오래된 기업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세련되고 깔끔한 외관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사옥 1층에 위치한 커피숍 ‘바른(BARUNN) 카페’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고스란히 반영해 완성된 공간으로 즐거운 회사생활과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해 지어졌다. 올해 내에 직원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체육관도 지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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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컴퍼니는 지난달 직원 복지차원에서 ‘바른(BARUNN) 카페’를 론칭했다. 카페는 전반적인 인테리어부터 커피빈 선택까지 회사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반영됐다. /사진=이계풍 기자
본사 건물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은 총 1157㎡(약 300평) 규모의 물류창고로 1층(200평)과 2층(150평)에 각각 위치해 있었다. 이곳에서 블랭크카드라 불리는 1차 가공카드(제본·글씨 등의 작업이 빠져있는 청첩장)를 보관하고 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위층 작업실로 옮겨져 2차 가공에 들어간다.

물류창고를 나와 다양한 인쇄용 기계가 있는 4층 작업장으로 향했다. 청첩장 제작은 주문 과정을 포함해 블랭크카드 제작·글씨 인쇄·가공·제본·포장·배송 등 7개의 과정을 거쳐야 완료된다. 작업장에서는 주문을 제외한 블랭크카드 제작부터 배송까지 모든 업무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기계 작업이 이뤄지는 인쇄 작업장에는 ‘금박 인쇄(호일 위에 뜨거운 열을 가해 금박을 입히는 인쇄)’ ‘형압 인쇄(글씨를 입체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올록볼록한 형태로 가공)’ ‘컬러 인쇄’ ‘마스터 인쇄’ 등 다양한 용도의 인쇄용 기계들이 즐비했다.

과거에는 검정색·남색 등 어두운 컬러로 심플하고 깔끔함을 표현할 수 있는 마스터 인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에는 소비자의 개성과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여러 인쇄법을 적용한 청첩장 주문이 늘고 있다.

바로 아래층 작업실에는 레이저 가공용 기계가 위치해 있었다. 이 기계는 주로 사람이 직접 작업하기 힘든 섬세한 커팅·절단 작업에 사용되며, 카드의 입체감을 표현하는데 효과적인 가공법이다.

바른컴퍼니는 최근 미국·호주·일본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 ‘비핸즈(BHANDS) 카드’라는 신규 브랜드를 론칭, 보다 적극적인 해외 시장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는 바른컴퍼니의 오랜 경험과 제품의 디자인성을 인정받아 세계적 카드 시상식인 ‘루이 어워드(LOUIE AWARD)’의 웨딩청첩장 부문에서 톱3에 선정된 바 있다. 한 작업실 안에서는 수출용 청첩장을 전담하는 직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김보령 바른컴퍼니 사업기획팀 과장은 “미국 소비자의 경우 정교한 디테일을 더해 정성이 느껴지는 클래식한 청첩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 때문에 인쇄만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제품보다는 레이저커팅으로 정교하게 무늬를 새기고, 수작업으로 부속 장식을 더해 만든 완성도 높은 제품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나라가 가지고 있는 결혼문화와 취향을 고려해 가공부터 포장까지 차별화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른컴퍼니의 해외 진출은 고용률 감소·1인가구 증가 등 사회적 변화에 국내 미혼남녀 간 결혼률이 감소하면서 국내 청첩장 업계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인철 생산총괄팀 이사는 “최근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온라인 청첩장 수요가 증가해 국내 청첩장 산업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며 “3년전과 비교해 1인 평균 420장의 주문량이 최근에는 370장까지 하락했다”고 했다. 이어 “일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에 참석하는 하객들에게 정성이 담긴 청첩장을 전해주는 것은 중요하다”고 했다.

윤영호 대표는 “바른컴퍼니가 정부 지정 장수기업으로 발탁됐다”고 말하면서 “오랜기간 굳건히 한 위치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애사심을 갖고 회사에 헌신할 수 있는 직원 육성이 중요하다”며 “이제는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장수기업으로 성장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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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컴퍼니 작업장 내부 /이계풍 기자
이계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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