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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시행되는 전안법에 의하면, 전기용품뿐 아니라 신체에 직접 접촉하는 패션의류 등 각종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도 KC 인증마크를 획득해야 한다. 이로 인해 사업자들은 과거에 고민하지 않던 인증 관련 비용을 부담함과 동시에 제품출시가 지연되는 등 사업상의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KC인증을 받지 않은 패션용품의 제조·수입·판매·구매대행·판매중개를 금지하는 전안법에 대한 반대 여론이 워낙 거세지자 당국은 패션 제품의 KC 인증서 게시 및 보관의무를 1년간 유예했다. 하지만 법안을 유예한다고 전안법의 개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선 비용의 문제다. 전안법이 적용될 시 한 가지 소재에 대한 시험분석 비용이 10만원에 달한다. 열 조각 짜리 옷을 만들면 100만원이라는 비용이 소요되는 등 경제기반이 약한 패션산업 종사자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전안법의 폐해는 비용문제를 넘어 신속성의 저해로까지 이어진다. 대한민국 패스트패션의 메카 서울 동대문에서는 샘플 제작 후 바이어가 승인하면 당일부터 제작하여 1~2일 내로 판매할 수 있는 신속성으로 승부한다. 하지만 법안이 시행되면 제품검사에만 10여일의 시간을 허비하게 돼 동대문 특유의 스피디한 신선함은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국내의 수입업자 및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역차별은 더욱 심각한 부분이다. 패션제품을 취급하는 국내 병행 수입업자와 해외 직구 대행업자들이 수입 통관 과정에서 KC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안법 족쇄에 묶인다면 국내의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는 KC인증으로부터 자유로운 아마존·라쿠텐 등 글로벌 해외 업체에 우리의 안방을 속수무책으로 내줘야 한다. 외국 패션브랜드 및 쇼핑몰과의 역차별이 현실화될 수 있다.
옥시 참사 이후 불거진 안전불감증을 반성하는 차원에서 전안법을 개정하려는 취지는 그 누구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법적 규제를 통해 취하는 이익과 여기서 발생하는 비용의 관계는 신중하게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전안법으로 증가할 비용은 궁극적으로 국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실정과 비용편익 분석을 도외시한 채 안일하게 처리된 졸속 입법이 서민들을 위협하고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바닥으로 끌어내리게 될 것이다.
법안개정 과정에서 패션디자이너연합회 등의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너무도 뒤늦은 반성일지 모른다. 현재 유력 대선주자들을 비롯해 야당이 앞장서서 입법적인 차원에서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도 뾰족한 개선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개선책이 마련될 경우 KC인증을 받아야 하는 패션 제품을 소비층에 따라 일정 범위로 한정하거나, 패션제품의 소재별로 안전성 문제가 거의 없는 경우에는 과감하게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더 체계적이면서 치밀한 과학적 연구를 거쳐야 한다.
소규모 사업자에게는 KC 의무를 면제 또는 완화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 경제적인 기반이 취약한 패션산업 종사자들에 대해 KC인증 관련 비용을 파격적으로 인하해 적용하거나, 국가재원으로 비용을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