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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신용카드 수수료 한도 인하에 ‘카드 혜택도 저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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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기자

승인 : 2017. 03. 14. 14:58

신용카드 리워드포인트를 이용해 휴가를 떠나는 데 익숙했던 호주인들이 다음 휴가 때부터는 지갑을 열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 호주에서 오는 7월부터 신용카드 거래 수수료에 새로운 한도가 부과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신용카드 이용에 따른 리워드포인트 프로그램들도 함께 축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호주 중앙은행은 중소상인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2003년부터 판매자와 구매자 간 은행 서비스 수수료인 인터체인지 수수료를 규제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공평한 경쟁의 장 조성을 목표로 추가적인 수수료 규제안을 발표하면서, 올 7월부터는 인터체인지 수수료에 부과되는 한도가 현재 최대 2%에서 0.8%로 인하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자국 내 신용카드 약 5분의 1을 발급하는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이달 초 높은 포인트가 적립되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카드와 비자 카드의 발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포인트를 상품권으로 대체하거나 적립률을 조정하는 등 혜택 프로그램의 일부를 수정했다.

가격비교서비스업체 모조에 따르면 다른 은행들 역시 리워드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추세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커스티 라몬트 모조 대변인은 “카드 발급사들이 포인트 적립률을 대폭 낮추고 긴축적인 포인트 한도를 도입하고 있다”며 “그런 곳들이 올해 말까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드 이용자들이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모조에 따르면 현재 호주에서 인기가 많은 신용카드들의 경우 평균적으로 100호주달러(약 8만 원) 상당의 포인트를 적립하려면 약 2만 968호주달러(1820만 원)를 소비해야 하는데, 이는 2015년 1만 9547호주달러(약 1697만 원)보다 100만 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그동안 리워드 프로그램에 익숙했던 부유한 카드 고객들의 이탈을 방지하는 일이 은행들에겐 과제가 될 전망이다. 비자카드사의 지난해 12월 조사 결과, 소매점 할인 등 리워드 프로그램을 대체하는 혜택들이 ‘공평한 대안’인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한 응답자의 비율은 62%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도 상황이 비슷하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리테일뱅킹리서치의 대니얼 도슨은 “유럽에서 2015년 12월 인터체인지 수수료에 대한 한도 부과로 신용카드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이곳의 은행들은 카드 이용자들의 연회비를 높이고 최소한 상인들이 리워드 프로그램에 부분적으로 자금을 대도록 만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매상들은 수년 동안 인터체인지 수수료에 반대해왔다. 재화 및 서비스의 최종 가격을 높이고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숨은 비용이 늘어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카드사들은 소매상들도 수수료를 통해 전자결제시스템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비용을 공평하게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전체적인 그림을 봐야 한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호주 소비자단체 초이스의 에린 터너 정책대표는 통신에 “리워드포인트는 부풀려진 인터체인지 수수료 체계로 유지되는 것”이라며 “고비용의 리워드 프로그램은 모두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높이지만 소수 소비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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