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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부터 3일간 세계 정상급 프로게이머들이 실력을 겨루는 대규모 e스포츠 페스티벌이 홍콩에서 열렸다.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페스티벌이 열린 첫날 홍콩을 비롯해 중국·미국·독일·스페인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토너먼트를 관람하기 위해 모인 팬들은 무려 3500여명에 달했다.
AFP통신은 e스포츠가 2022년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정식 메달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공식 국제 스포츠로 떠오르는 분위기 속에 이번 행사가 열렸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팬들 가운데 한 명인 가브리엘라 렁(20)은 통신에 “사람들이 e스포츠에 대해 잘 알게 되고, 그들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쓸모 없는 청년들이라거나 공부를 못 한다고 넘겨짚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기업 PwC의 세실리아 야우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책임자는 “홍콩은 전세계 e스포츠 시청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 및 자유로운 시장 구조 덕분에 e스포츠 허브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본토에서도 e스포츠를 향한 열기는 뜨겁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들은 전세계 온라인 게임 시청자의 5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e스포츠 관련 영상을 35억 시간 시청했으며, 중국에 송신된 영상 수도 무려 111억 건에 달했다. 중국의 프로게이머의 수도 2006년 단 50명에서 지난해 1001명으로 약 20배나 늘었다.
현지 프로게이머 팀인 ‘에드워드게이밍(EDG)’은 자신들의 리그오브레전드 게임 생중계를 시청하는 팬들의 수가 매회 약 8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수도 워싱턴의 인구 68만 명보다 많은 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뉴주의 주레 파네키트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는 프로게이머들과 생중계자들이 매우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고 팬들은 그들을 우러러보며 응원한다”면서 “반면 유럽에서는 팬들이 (게임 산업을) 주도하는 경향이 훨씬 덜하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안토니오 왕 부회장은 중국에서 온라인 게임이 전폭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와 관련해 “중국은 인구가 많고 밀집해있어 미국·유럽과는 오락거리가 매우 다르다. 중국에선 컴퓨터나 휴대폰 등 스크린을 통한 오락거리가 인기가 많다”면서 “중국에서 지난 14년 동안 플레이스테이션·엑스박스 등 비디오 게임기가 금지됐던 것도 컴퓨터 게임의 인기와 국내 게임 산업의 성장 촉진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필리핀 정부도 최근 e스포츠를 농구·축구·복싱 등 다른 스포츠 종목들과 마찬가지로 인정하고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스포츠인사이더의 2일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게임오락위원회(GAB)는 성명을 통해 “e스포츠를 GAB의 규제 및 감독 하에 있는 전문적인 활동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e스포츠는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적인 대회와는 다르지만 많은 기술과 훈련을 요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 “e스포츠 종목뿐만 아니라 국제 무대 진출에 성공한 재능 있고 단련된 자국 선수들과 팀 역시 인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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