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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한국형 대기업 생태계 부정적으로만 봐선 안 돼, 벤처생태계와 조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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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아 기자

승인 : 2017. 08. 3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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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설법인 한국 140배...과거 벤처붐 떠올리며 창업제재하면 안 돼”
“재벌생태계-벤처생태계 조화 필요...정부가 심판자 역할해야"
연대보증제 폐지 및 스톡옵션규제 완화
혁단협, 벤처 정책 제안할 것
안건준 벤처협회장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이 30일 경기도 판교 크루셜텍 본사에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박성일 기자
지난 24일 박성진 포항공대 교수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데 이어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내년도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으로 지난해보다 0.5% 늘어난 8조5793억원을 편성했다. 연일 미뤄지던 장관 인사 확정과 함께 중소벤처기업부가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 것이다.

이에 따라 창업·벤처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예산편성에서 소상공인 시장 진흥기금은 올해보다 7.5% 줄었지만 중소기업 창업·진흥기금은 4조3828억원으로 3.9% 늘었다. 추가경정예산 중 8300억원의 모태펀드 출자까지 더하면 지원방식은 차치하고라도 청년들이 창업·벤처에 뛰어드는 환경이 조성될 것은 분명하다.

과거 벤처붐을 연상시키는 뜨거운 관심 속에서 30일 3만5000여 벤처기업을 이끄는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을 경기 판교 크루셜텍 본사에서 만났다. 안 회장은 “벤처기업인증을 받은 3만5000개 기업 중 매출 1000억원 이상 벤처는 470여개를 차지하고 있다. 벤처야말로 한국경제의 혈”이라며 “벤처에 대한 관심이 현 정부의 일자리 문제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벤처 생태계뿐 아니라 재벌·대기업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조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재벌·대기업 생태계를 대기업에 대한 의존으로만 해석해 부정하고, 벤처 생태계만 바라본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문제가 되는 일부에 대해 정부가 회초리를 가해서라도 개선하는 동시에 그 속성을 이해하고 벤처 생태계와의 시너지를 위해 노력할 때 좋은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정부가 엄격한 심판자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무조건적 창업 규제에 대해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 신설법인이 월 2만5000여개인데 중국의 올 상반기 신설법인 수는 360만개에 이른다. 인구는 30배 많은데 창업 규모는 140배나 차이가 난다. 중국은 기술·아이디어만 있으면 장소 제공은 물론 7억~10억원 가까이 되는 자금도 제공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20년 전 벤처 열풍에서 사라진 기업들만을 생각하며 창업에 제재를 가하는 것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이것이야말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건준 벤처협회장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이 30일 경기도 판교 크루셜텍 본사에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박성일 기자
안 회장은 창업 활성화를 위해 연대보증제도 폐지와 스톡옵션제도 개편을 강조했다. 안 회장은 “저도 사실 스타트업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급보증·연대보증을 하면서 제도의 폐해를 피부로 느낀다. 전 세계에 이렇게 악랄한 무한책임 연대보증제도를 가진 나라는 한국뿐이다. 미국에도 연대보증이 있지만 유한책임”이라며 “이런 잘못된 제도가 있으니 어떤 부모가 자식이 창업한다고 하면 반대하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이어 “성공창업을 위해서는 창업주를 돕는 똑똑한 창업팀이 만들어져야 하고, 이들이 스톡옵션처럼 급여 외에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발판삼아 성장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스톡옵션 제도를 바꿔 창업에 기여한 모든 사람이 이익을 얻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일자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마주한 노동현안에 대해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 정부가 강조하는 근로시간 단축·최저임금 인상·정규직 전환 문제에 대해 벤처업계는 속도차가 있을 뿐 기본적으로 찬성한다”며 “소상공인·제조중소기업들과 입장 차가 있을 수 있지만 중소벤처기업부 내에는 소상공인실·창업벤처실 등 각각 특성·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전담반이 있기 때문에 나름의 조정기능을 거쳐 속성에 맞는 지원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정부가 보다 과감하게 정책을 밀고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건준 벤처협회장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이 30일 경기도 경기 판교 크루셜텍 본사에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사진=박성일 기자
그는 벤처업계가 20여년 동안 형성해 온 다양한 스펙트럼을 언급하면서 “스타트업에서 유니콘(Unicorn·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까지 벤처업계의 스펙트럼이 다양하지만 기울어진 운동장만 바로 세워준다면 훨씬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며 “정부정책·노동현안 등 다양한 문제에서 벤처업계의 다양성·특수성을 정부에 어필하기 위해 이번에 혁신벤처단체협의회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벤처기업협회·이노비즈협회 등 8개 단체로 구성됐으며, 9월 중 출범해 벤처육성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안 회장은 대한민국의 창업 장려를 위해 일선에서 뛰고 있지만 준비없는 도전은 실패라고 지적했다. 그는 “제가 삼성에 입사한 27년 전에도 삼성전자는 끊임없는 위기를 겪고 있었다. 성공한 기업일지라도 가까이서 보면 수많은 위기를 거치며 성장한다”며 “여기에 핵심이 있다. 위기를 넘어 성장하는 기업들은 항상 마켓 트렌드를 살핀다. 내가 원하는 사업군의 트렌드를 다룬 리포트가 어디 있나, 꾸준히 관심을 갖는 등 수많은 정보를 자기 사업에 맞추어 분석하고 재구성하는 노력이 있다면 창업은 백전백승”이라고 강조했다.

안건준 벤처협회장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이 30일 경기도 경기 판교 크루셜텍 본사에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 응한 뒤 연구실 내부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일 기자
김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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