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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난 한 중견 벤처기업 대표가 한 말이다. 벤처기업 인증제는 1998년에 도입돼 벤처자금 운영기업을 벤처기업으로 인증하는 제도다. 2006년 전면 개편된 후 인증기업들은 4년간 소득세 50% 감면 등 혜택을 받는다. 인증을 위해선 △벤처캐피탈(VC) 투자유치 △높은 연구개발 비용 △기술보증기금·중소기업진흥공단의 보증, 대출 여부 중 하나를 충족시켜야 한다. 민간 기관 VC의 심사기준이나 기보·중진공의 대출과정은 일정 기준이 있기 때문에 일부 벤처인들은 인증획득을 스타트업을 평가하는 지표로 본다.
하지만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생각은 다르다. 서울창업허브에 입주한 한 스타트업 대표는 “인증 획득만으로 성장성을 점치는 것은 무리수”라며 “일부러 인증을 피하는 기업도 있다. 특히 대다수가 활용하는 기보의 대출이 까다롭기 때문이 아니라 채무독촉이 심해 알만한 사람은 절대 기보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벤처인증=기보 대출 정도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올 6월 기준 3만4000여개의 벤처인증 기업 가운데 90.5%(31039건)가 기보의 기술평가보증·대출을 통해 진행됐다. 벤처캐피탈 투자(3.6%)와 연구개발(5.7%)로 인증을 획득한 기업은 9.3%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기보 소속 공무원들이 영업실적을 위해 ‘무늬만 벤처’인 기업들을 양산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현안에 대한 스타트업과 중견벤처 사이의 간극이다. 같은 제도를 한 쪽은 ‘성장기준’으로, 다른 쪽은 ‘대출확인’으로 바라본다. 실효성 있는 제도개편이 급선무이지만 혁신을 내세운 벤처업계 내부에서도 스타트업·중견·유니콘(Unicorn·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간 좁혀지지 않는 입장차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소기업 내부에서 벤처·제조중기·소상공인은 노동현안을 각기 다르게 바라보고 있고, 일부 현안은 합의도달이 먼 일인 것과 비슷하다.
문재인 정부 집권 기간은 벤처업계에 부활의 적기다. 벤처업계가 이 시기를 창업천국으로 만들기 위해선 내부조직 다지기가 필요하다. 스타트업이 자라 중견벤처로, 중견벤처가 유니콘벤처가 된다는 가정과 벤처라는 공통된 속성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내부 집단들 간 간극을 줄이려 노력하는 것이 벤처업계의 지난 20년보다 나은 20년을 만드는 동력이 되지 않을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