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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운동’, 일과성 아닌 성의식·성윤리 다시 세우는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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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

승인 : 2018. 03. 0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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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피해 막을 대책·법안 마련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정부, 지위관계 이용한 성폭력 강력 대처 의지도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는 대책도 필요
이윤택 사건 피해자 공동 변호인단 기자회견43
문화예술계 미투(Me Too)운동을 통해 연극 연출가 이윤택 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밝힌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 연극인 홍선주, 이재령 씨와 여성인권단체 관계자들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미투(#Me Too) 운동 그 이후, 피해자가 말하다!’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 = 정재훈 기자
유력 대권후보로 여겨지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성폭력 의혹에 휩쓸려 낙마하면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문화·예술계와 대학교 등을 거쳐 정치권으로까지 번지며 파문이 번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회전반에 만연해 있는 삐뚤어진 성의식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지난 한 달간 이어져온 미투운동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 또한 끊이지않고 있다.

지금까지 검사·배우·문학인·교수 등 40여명의 가해자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이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의견이 들불처럼 확산됐다.

특히 “미투 운동은 남성 중심적 성차별 문화를 극복하는 과정”이라며 이를 지지했던 안 전 지사의 이중적 모습에 민심은 실망을 넘어 분노로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안 전 지사와 같이 앞에서는 미투운동을 지지하면서 뒤에서는 잘못된 성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미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등 ‘미투’와 관련된 청와대 국민청원글도 500건을 넘어섰다. 미투로 폭로된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은 20만명을 돌파했다.

정부도 이런 국민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삐뚤어진 성의식·성윤리를 바로 세우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6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상기 법무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긴급 회동을 갖고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민간분야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논의된 대책은 8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달 27일에는 정 장관이 위원장인 범정부협의체를 구성해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행정안전부 역시 이날 ‘성희롱·성폭력 근절 특별 대책’을 발표했다. ‘부처내 온라인 비공개 특별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행정안전부 성희롱·성폭력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신고된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피해자 상담·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성희롱·성폭력 대책을 속속 내놓으면서 성폭력과 관련된 사회정화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더욱이 안 전 지사 사건과 같은 권력형 성폭력은 강력히 처벌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정 장관은 “조직 내 위계질서 하에서 발생한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해 수사·사법기관의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이 요구된다”며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근절 정책 추진현황 및 보완대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앞으로 ‘범정부 성희롱·성폭력근절 추진협의회’를 통해 철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투운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가해자 처벌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하고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잘 작동되어야 한다. 현재 미투운동을 계기로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도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안 등 수 건에 달한다.

또 통제가 가능한 공공기관과 달리 민간부문에서는 성희롱·성폭력 대책을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정 장관이 “현장의 실상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문화예술계 성폭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미투 운동에 공감하지만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성희롱·성폭력의 특성상 피해자의 성적 수치심 등이 가해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A교수는 “미투운동이 자칫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잘못된 성의식을 바꾸고 건전한 사회분위기를 만드는 것에는 적극 동의하지만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을 제도적 장치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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