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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소방관 처우개선에 ‘구멍’...스트레스 관리 예산 34% 이상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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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일 기자

승인 : 2018. 09. 0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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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유병율, 일반이 대비 10배 높아
"국회 예산심의 전에 정부가 스스로 줄인 것은 문제"
소방청 2019년 전체 예산 30% 증가 불구 '소방관 처우개선' 미흡
구급대원 활동사진 (5)
화재현장에서 부상자를 구조하고 있는 119구급대원/제공 = 소방청
소방관 처우 개선을 강조했던 정부가 정작 현직 소방관에게 필요한 스트레스 예방관리 등 보건안전 지원 예산을 30% 넘게 삭감한 정부예산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제55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서 “소방관 처우개선 위해 국가가 나설 것”이라고 강조한 이후 소방청의 2019년도 전체 정부예산은 30% 이상 늘었지만 보건·안전 예산 삭감으로 그 의미가 퇴색됐다는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4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소방청의 2019년 세출예산(정부안)은 2206억원으로 2018년 예산 1688억원 대비 30.7% 늘어났다. 하지만 보건안전 지원 예산은 2018년 41억5800만원에서 27억3800만원으로 34.2%(14억2000만원) 줄었다.

소방청이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내년도 보건안전 지원 예산은 36억4600만원이었지만 이마저도 기재부 평가 이후 9억원 이상 감소했다.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가장 많은 예산이 드는 ‘찾아가는 상담실’ 예산은 28.6%,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 운영(4박5일)’ 예산은 24.7% 줄었다.

특히 ‘소방업무환경측정 및 역학조사 연구’ 예산은 소방청 요청액 전액(1억6000만원)이 삭감됐다. 기재부에서 소방청의 요구안을 받아들인 것은 ‘상담·검사·진료비 지원’ 예산뿐이다. ‘상담·검사·진료비 지원’ 예산은 5억2200만원으로 올해 대비 1억2000만원 증가했다.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지원사업은 소방관이 참혹 현장을 수시로 경험하고 장기간 교대근무 등에 의한 스트레스를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한 정신건강 지원 사업이다. 소방청은 이 사업을 2012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다.

소방관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정신건강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소방공무원 수면장애 등 PTSD 발생 추이를 살펴보면 수면장애를 겪는 소방공무원이 29%에 달하고, 알코올 장애를 겪는 소방관도 28% 수준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소방관은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사건 사고에 1년 평균 8회 노출된다. 또 매달 한 번 이상 경험하는 경우도 17%에 달한다. 1년에 15번 이상인 경우도 14%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PTSD 유병률도 일반인보다 10배 높은 6.3%에 달하고, 알코올성 장애(6.6배)를 비롯해 △우울증(4.5배) △수면장애(3.7배)도 일반인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소방관의 스트레스 관리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정부 예산안 조차 줄어든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도 소방청이 운영하고 있는 ‘찾아가는 상담실’과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은 예산이 넉넉치 않아 많은 소방관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찾아가는 상담실의 경우 1~2시간 정도의 상담만이 진행될 뿐이고, 스트레스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의 수혜 소방관은 1.8%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 소방 관계자는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 가서 삭감되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정부가 스스로 보건안전 예산을 줄인 것은 아쉽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와 관련 소방청은 ‘찾아가는 상담실’ 예산의 경우 지방자치단체 지원이 이뤄지는 사업으로, 전체 예산은 올해 사업예산보다 늘어난다고 밝혔다. 소방청 관계자는 “내년 찾아가는 상담실 정부예산은 15억원이지만 지자체 매칭사업으로 소방청이 확보하는 예산은 3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박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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