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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이날 재판 개입과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등을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로 구속기소 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보석 심문을 진행했다.
흰 셔츠에 검은 양복 차림으로 법정에 선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달 24일 구속된 이후 33일 만에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 전 대법원의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많은 양의 기록 검토와 필요한 증거 수집 등 상당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1심 구속기한은 7월 11일이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열람·등사할 시간은 충분하다. 피고인은 여전히 아랫사람들에게 책임을 넘기고 있다”며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자 변호인은 “수사 단계 구속과 공판 단계에서의 구속 사유 유무에 대한 판단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심문을 끝으로 발언 기회를 얻은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부에 공정한 재판을 당부했다.
그는 “며칠 전에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방 앞을 지나가면서 ‘대한민국 검찰이 참 대단하다. 우리는 재판을 받고 있어 법원을 하늘 같이 생각하는데, 검찰은 법원을 꼼짝 못하게 하고 전 대법원장을 구속시켰다’란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형사 문제가 될 게 없다는 법원의 자체 조사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영민하고 목표의식에 불타는 수십명의 검사를 동원해 법원을 이 잡듯이 샅샅이 뒤졌다”며 “그런 뒤 흡사 조물주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이 300여페이지의 공소장을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무기라고는 호미자루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20여만 페이지에 달하는 증거와 증거서류가 내 앞에 장벽처럼 세워져 있다. 더구나 저는 내 몸과 책 몇 권을 두기도 좁은 공간에 갇혀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사실을 왜곡하는 것까지 전부 용납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내가 말하는 취지하고 달리 조서가 작성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조사를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짐작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검찰이 잘못된 수사 관행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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