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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행정처 전 간부 “외교부로부터 강제징용 소송 의견서 전달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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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19. 04. 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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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 말미 이민걸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오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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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현 서울고법 부장판사)/연합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고위 법관이 외교부로부터 강제징용 소송 관련 의견서를 전달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현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임 전 차장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이 강제징용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관련해 외교부 의견서를 받고 이를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하는 과정에 동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재판에서 전원합의체 회부가 누구의 의도에 따른 것인가였는가가 쟁점이 됐다.

2016년 이 부장판사와 임 전 차장 등이 조태열 차관 등 외교부 고위간부들을 만나 의견을 나누고, 이를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다’는 구체적 언급이 있었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는 것은 기존의 상고심 판단을 뒤집겠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소송은 전범기업 측이 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해야 한다는 쪽으로 상고심 판단이 내려진 상태였지만 전범기업이 재상고해 사건이 다시 대법원에 넘어왔을 때다.

검찰은 양 전 원장과 임 전 차장, 이 전 실장 등이 주축이 돼 이를 추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부장판사는 이날 “임 전 차장이 조 차관을 만난 자리에서 ‘추진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전원합의체에 회부되면 이러한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설명한 것”이라며 “전원합의체 회부는 행정처 입장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외교부 고위간부를 만난 경위에 관해서는 “외교부에서 의견서를 제출한다고 해 대법원 규칙도 바꿨는데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아 독촉하러 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원합의체 회부 권한이 양 전 대법원장에게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회부하겠다’는 취지가 아니라 ‘시간이 좀 걸린다’는 차원에서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부장판사는 기존의 진술을 번복한 데 대해 “검찰 조사를 받을 때 경황이 없었고, 당시 진술은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 부장판사는 증언 말미에 발언 기회를 얻자 “의견서 제출 과정에서 외교부와 비공식으로라도 의견을 나눈 것 자체가 굉장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반성의 뜻을 밝혔다.

이어 그는 “법원행정처가 너무 오만하게 타성에 젖어 일했던 것 같다”며 “사법행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던 저로서는 여러 가지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부장판사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징계를 받았다. 또한 통합진보당 관련 행정소송에 개입한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지난달 초 기소됐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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