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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산업 전 임원 법정서 “고광현 전 대표가 증거인멸 지시”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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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 김지환 기자

승인 : 2019. 05. 2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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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전 전무 “자료 정리 지시 받아 전사 차원에서 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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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에 대비해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62·구속기소)와 다른 임직원들의 재판에서 ‘불리한 자료를 정리하라’는 고 전 대표의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동안 고 전 대표 측은 증거인멸 혐의를 부인해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4단독(홍준서 판사)은 22일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고 전 애경산업 대표와 같은 회사 양모 전 전무(56·구속기소) 등의 속행 공판에서 양 전 전무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 나온 양 전 전무는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자료 ‘정리’에 당시 대표이사였던 고 전 대표의 지시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는 고 전 대표 측의 기존 주장과 상반된 내용이다.

양 전 전무는 “2016년 1월께 서울중앙지검에 수사팀이 꾸려지면서 고 전 대표가 ‘회사의 압수수색에 대비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며 “가습기 관련 자료를 점검한 후 불리한 자료는 ‘안 보이게 하거나’ ‘정리하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에 검찰 측이 “고 전 대표의 그런 (증거인멸) 지시에 따라 실무자들이 애경산업과 중앙연구소 직원들이 사용하는 노트북 등에서 가습기 관련 자료를 검색해 영구삭제할 것을 계획한 것이 사실이냐?”고 묻자 양 전 전무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당시 회사에선 유리하지 않은 이메일 등 자료는 정리하고 지우자는 정서가 있었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슈가 터지자 회사에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대표이사도 마찬가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 전 전무는 “2016년 국정조사가 임박하자 고 전 대표의 지시로 관련 특별팀이 꾸려졌고, 법무, 홍보 등 실무자들이 모여 일종의 가습기 살균제 관련 종합자료를 만들었다”며 “이들이 만든 자료도 국정조사 후 모두 폐기하고 사용 컴퓨터도 반납해 정리했다”고 증언했다.

또 그는 검찰 측이 “전사적 차원에서 (증거인멸에 대한) 실질적 조치를 강구한 것과 고 전 대표로부터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지시를 받은 것 중 무엇이 먼저냐”고 묻자 “지시가 먼저였다”고 답했다. 사실상 고 전 대표의 지시로 증거인멸이 이뤄졌다고 시인한 셈이다.

고 전 대표와 양 전 전무 등 애경산업 임직원들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가습기 살균제 관련 자료와 이메일 등을 숨기고 폐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2016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앞두고 관련 파일들을 모두 삭제하고 저장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파손했다고 보고 있다. 또 같은 해 국회 국정조사를 앞두고는 별도의 특별팀(TF)을 꾸려 회사 서버를 포렌식(디지털 증거분석) 한 뒤 이를 토대로 국회에 제출할 자료를 선별한 것으로 파악했다.

황의중 기자
김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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