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국내기업들의 탈(脫)한국을 상쇄시킬 해외기업들의 국내 직접투자도 줄고 있다. 외국 기업들의 국내직접투자액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5.2%나 줄었다. 국내기업들은 한국을 떠나고 해외기업들은 들어오지 않으려는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의 기업 환경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징표다. 향후 고용과 임금 등에 미칠 부정적 효과들이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탈(脫)한국 현상의 배경에는 주52시간 근로제, 최저임금과 법인세 인상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생산비용이 높아져 국내 생산의 국제 경쟁력 약화가 지적되고 있고, 여기에 더해 기업경영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공정거래관련 법률, 노조 측에 기울어진 노동법, 산업안전·화학물질과 관련된 규제 등이 ‘한국에서 기업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5일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를 비롯한 여당 의원 12명이 이번 정부 출범 후 아예 발길을 끊었던 전경련을 방문했다. 이에 일각에선 여당이 기업들의 탈한국 현상을 우려, 이를 반전시킬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원내부대표는 바로 다음날 양대노총을 향해 “오해될 만한 발언이 있었다면 그 분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하겠다”고 헸다.
사실 국내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이 늘어나기 위해서라도 국내 노동을 고용하고자 하는 국내외 자본의 경쟁이 치열해져야 한다. 그런데 자본이 한국을 떠나고 들어오지는 않는 추세가 계속된다면 노동자들에게도 최악의 상황이다. 여당이 이런 사실을 설득하기는커녕 대뜸 전경련 방문 다음날 사과했다. 기업들의 탈한국 발길이 더 빨라지지는 않을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