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 이번달 노동당 전원회의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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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8주기를 맞아 금수산 태양궁전을 찾았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의 제안에 북한의 입장이 나올지 주목됐지만 김 위원장의 별도 발언이나 대미 메시지는 없었다.
비건 대표는 이날 2박 3일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출국했다. 방한 기간 판문점을 통한 북측 당국자와의 접촉 여부에 시선이 모아졌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가 일본에 머무는 19일까지 북한이 답을 내놓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북한은 지난 10월 초 스웨덴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 결렬 선언 뒤 줄곧 연말 시한을 강조하며 미국을 압박해왔다. 하지만 비건 대표가 전날 공개적으로 “미국은 데드라인이 없다. 북한은 우리에게 어떻게 연락할지 알고 있다”며 대화를 촉구했음에도 반응하지 않은 점에서 새로운 길을 갈 뜻을 굳힌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앞서 밝힌 대로 다음 주 쯤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고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대외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강조해온 자력갱생, 자립경제 노선도 재차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한 대로 이번 달 하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같은 고강도 무력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17일 ‘2020 아산 국제정세전망’ 간담회에서 비건 대표의 협상 시도가 무산되고 한반도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를 가정해 “미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북한이 힘으로 보여줄 테고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도발이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도 이날 내년 북·미 비핵화 협상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통일부는 ‘북한정세 2019년 평가 및 2020년 전망’ 자료를 통해 연말 시한까지 협상 진전이 없을 경우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북·미 협상 중단 등을 선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북한이 협상 여지는 남겨두고 있는 상황으로 2017년과 같은 극단적인 대립 국면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