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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영웅에서 민중의 역적 되는 중 중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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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0. 04. 1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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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의 앵무새라는 혹평도
지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창궐 당시 영웅으로 떠올랐던 종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가 졸지에 민중의 역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자칫 잘못할 경우 당국의 앵무새라는 치욕적인 욕도 먹을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 완전 부정적인 측면에서 인생 역전을 하게 생겼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중난산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가 최근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의 CT를 살펴보는 모습. 일방적으로 정부 편을 든 탓에 사스 영웅에서 민중의 역적이 되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제공=신화(新華)통신.
이렇게 그의 처지가 180도 바뀌게 된 것에는 당연히 이유가 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할 때만 해도 당국의 대처에 비판적이었다. 코로나19의 발원지도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역시 사스와 맞서 싸운 전력이 무색하지 않은 영웅이라는 찬사는 그에게 여전히 유효했다.

그러나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중국 언론의 지난 3개월여 동안의 보도를 참고하면 그는 서서히 변해갔다.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의 진실게임이 된 코로나19의 발원지 논쟁과 관련한 국면에서 그동안의 태도를 보란 듯 바꿨다. 발원지가 반드시 중국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급기야 중국의 코로나 관련 통계와 관련한 진실게임이 시작된 최근에는 아예 노골적으로 정부 편을 들었다. 중국이 통계를 왜곡했다는 서방세계의 주장이 아무 근거도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그의 이미지는 역병과 사투를 벌인 영웅에서 국뽕의 고집장이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미지는 당국이 많은 진실을 은폐한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는 중국 내 지식인이나 젊은층들에게 특히 강하게 어필했다. 영웅이 민중의 역적이 되는 것은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청년 의사인 비(畢) 모씨는 “전염병은 인류 공동의 적이다. 정확하게 실체를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에게 재앙이 된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애국심이나 국가의 자존심이 개입돼서는 안 된다. 그러나 중 원사는 반대의 입장에 있는 것 같다. 중국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그가 민중의 역적으로 불리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코로나19와 관련한 100%의 진실은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우한에서 가장 먼저 환자가 발생한 것은 움직이기 어려운 팩트라고 해야 한다. 중국 당국이 통계를 이상하게 발표, 의혹을 불러일으킨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서방세계에서 제기하는 의혹이 완전 엉터리라고 하기는 어렵다. 중국 당국과 중 원사의 태도 역시 바람직스럽다고 할 수 없다. 중국이 의혹의 눈초리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것이나 그가 당국의 앵무새라는 치욕적인 욕을 먹는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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