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진원지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팽팽한 기싸움 설전이 갈수록 태산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국영인 중국중앙텔레비전(CCTV)까지 가세해 미국을 비난하는 모양새가 상황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겨우 휴전에 이른 양국의 무역전쟁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것이 현실이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의 4일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코로나19가 중국 내 연구소에서 기원했다는 ‘방대한 증거’가 존재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른바 코로나19의 중국 책임론을 거론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으로서는 기분이 나쁘지 않으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폼페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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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떠돌아다니는 미국 비난 만평.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로 콤비를 이루면서 중국을 비난한다는 뉘앙스의 만평이다./제공=인터넷 포털 사이트 신랑(新浪).
아니나 다를까, CCTV가 국영 방송답게 결연하게 총대를 멨다. 4일 한 프로그램 진행자의 입을 통해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을 “책임을 회피하는 미친 소리”라고 일축한 것. 상당히 과한 비난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바이러스연구소를 지목하면서 의혹을 제기하는 현실을 감안할 경우 어느 정도 이해의 소지는 있는 것 같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어떻게 해서든 중국 책임론을 사실로 만들어가고 싶어한다. 바이러스연구소는 이를 위한 최고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미국의 대중 공격이 앞으로도 집요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은 심각하다. 사망자가 7만명을 넘어 10만명에 근접해가고 있다. 채 5000명도 안 되는 중국의 사망자 수에 비하면 압도적이라고 해도 좋다. 여론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미국으로서는 어떻게든 희생양을 만들어 여론을 환기시켜야 한다. 노회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절박한 현실을 모를 까닭이 없다. ‘중국 책임론’을 부추기는 것이 최고의 카드라는 것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중국 책임론’을 둘러싼 미중 간의 기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