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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효성·희성…늘어나는 재벌 소송에 제철 맞은 로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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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0. 05. 1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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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총수 민·형사재판으로 김앤장·태평양 수임
총수 수임 효과에 재산분할까지 로펌 '함박웃음'
"재벌가 소송 로펌에 호재나 주주들에겐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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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굵직한 재벌 총수들의 재판으로 로펌들이 때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총수 관련 형사 재판은 로펌의 명성과 추가 수임에 도움이 된다. 또한 총수가 관련된 사건 중 이혼 소송을 맡을 경우 막대한 보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룹 총수들의 잦은 법정행이 중견그룹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소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논란으로 타격을 받는 건 기업과 일반주주들이기 때문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삼성·SK·효성·희성·한진 등 5곳이 현재 총수와 관련해서 재판 중이거나 소송을 앞두고 있다.

◇삼성·효성, 초대형 로펌 김앤장·태평양에 SOS
삼성은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3대 법무법인 중 하나인 태평양이다.

특히, 태평양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친아버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일가의 150억원대 양도소득세 탈루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낸 전력이 있다. 현재 2심이 진행되고 있지만 1심의 무죄 판결로 유리한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태평양은 앞서 2013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고(故)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유산을 둘러싸고 소송전을 벌일 때 이 회장 편에 서서 승소를 이끈 전력이 있다. 삼성 측은 이런 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태평양의 소송팀을 이끄는 건 송우철 변호사(연수원 16기)다. 송 변호사는 2002년 서울지법 의정부지원 부장판사를 역임했고 2011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2013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겸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를 맡은 관록있는 판사 출신 변호사다. 그가 이끄는 태평양의 소송팀은 치밀한 소송전략과 대응으로 유명하다.

삼성은 아울러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도 동원했다.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로 이 부회장을 추가 기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검찰이 이 부회장을 거액의 횡령 혐의로 기소해 재판부가 혐의를 인정할 경우 국정농단 사건과 달리 집행유예를 받기 어려운 수준의 양형이 내려질 수도 있다. 삼성 측이 각별히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김앤장이 부동의 국내 1위 로펌으로 등극하게 된 비결은 ‘우수인력’이 가장 풍부하다는 점이다. 전관을 이용한 로비스트 논란에 항상 김앤장이 등장하는 것을 두고 김앤장 변호사들은 “바꿔 말하면 그만큼 인력 풀이 풍부하다는 증거”라고 표현했다. 김앤장은 전직 사법·행정 관료 뿐 아니라 일본에서 러시아까지 해외사정에 밝은 전문인력이 포진돼 소송에 필요한 조사를 지원하는 구조다.

김앤장은 삼성 말고도 조현준 효성 회장의 200억원대 배임 혐의 재판에서 2심 변호인을 맡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조 회장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구속 사유가 충분치는 않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지만 조 회장 입장에선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1심과 달리 대형로펌인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택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형사 성공보수 무효’ 판결 이후 형사재판은 민사재판보다 보수가 적은 사건이 됐다. 그러나 대형로펌들은 총수 사건에 많은 시간이 든다는 이유로 시간당 수임료로 책정해 월별 정산하는 방식으로 보수를 충분히 받아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앤장 출신 변호사는 “민사 건보다 보수액은 적지만 김앤장이나 태평양 정도면 형사재판 보수도 적은 편이 아니다. 다만 로펌들은 총수를 변호해서 성과를 낼 때 얻는 명성과 그룹으로부터 추가 사건 수임을 받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 이혼소송, 한진가 갈등엔 법무법인 원
법조계에 따르면 로펌들이 총수의 형사재판보다 더 좋아하는 건 이혼소송이다. 현재 진행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이 대표적인 예다. 노 관장은 위자료 3억원과 약 1조원 상당의 SK주식을 대상으로 한 재산분할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져 로펌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최 회장은 친여권 인사인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최근 공동 대표로 영입한 법무법인 원을 변호인으로 골랐다. 원은 가사소송 전문인력이 다수 포진됐다. 최 회장의 소송에는 가사법 전문 변호사인 조숙현 변호사(연수원 30기)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약 1000억원 규모의 이혼소송을 맡고 있는 한 변호사는 “이혼 소송 사건은 기본적으로 어느 쪽을 대리하던 일정 부분 재산분할이 이뤄지기 때문에 로펌이 성공 보수를 챙기기 좋다”며 “약 1000억원의 재산분할 소송의 경우 성과보수가 분할액의 5%지만 금액이 더 커질 경우 보수율은 더 낮아진다. 그래도 로펌이 챙길 수 있는 전체 금액은 는다”고 설명했다.

원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을 맡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분쟁에도 관여하고 있다. 원은 올해 주주총회를 앞둔 공방전 때는 변호인으로 재판에 참가하진 않았다. 그러나 한진가의 갈등이 다시 격해질 경우 소송전에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종근당·남양유업 등 재벌가 로펌행 증가 추세
로펌들의 재벌 소송 특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그룹뿐만 아니라 중견 그룹까지도 최근 법정 문을 두드리고 있어서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의 아들 이모씨는 지난 3월 여성의 신체 부위를 동의 없이 촬영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혐의(성폭력처벌법의 카메라 등 이용촬영)로 조만간 재판에 넘겨질 예정이다. 이씨는 최근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도 경쟁사 비방댓글을 지시했다는 혐의(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홍 회장을 이 같은 혐의로 입건하면서 대형 로펌들도 조만간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에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로펌들도 늘고 있다. 중견 로펌 소속 변호사는 “4대 로펌 안에 들어가는 곳 중 하나는 수임가도 낮은데 중견기업 오너들의 재판 수임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사회적 눈높이는 높아지는데 재벌가가 못 따라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투자(IB)업계 관계자는 “대형 로펌 소송에 들어가는 돈과 회사 인력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논란을 생각하면 주주들에겐 악재”라며 “행동주의 펀드를 탓하기 전에 오너들이 주식회사의 의미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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