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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의료계에 따르면 면역력은 바이러스나 세균·이물질 등의 체내 유입을 억제하거나 유해 물질 또는 바이러스에 따른 비정상 변형 세포를 제거해 몸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토록 돕는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면역체계는 취약해진다. 노인은 바이러스 침투에 몸을 방어하는 항체 생산 면역체계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노인은 체내 수분 감소로 알코올 분해 능력도 떨어진다. 젊은 사람과 같은 양의 음주를 해도 더 빨리 술에 취하고 더 늦게 해독된다.
이 과정에서 뇌세포와 간, 위, 장 등 신체 기능이 손상되고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을 일으키기 쉽다. 노인에게는 어떤 질병이든 위험하다. 면역력이 떨어지고 세균 저항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등 신종 바이러스에는 더욱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보라 원장은 “평소 과도한 음주 습관을 가진 노인의 경우 신체 기능과 면역 체계가 더 많이 저하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며 “나이가 들수록 신체 기능이 떨어져 질병이 생기기 쉬운데, 알코올은 이를 더 악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 원장은 “오랜 기간 음주를 지속해 온 노인 알코올 중독 환자를 보면 마른 체형으로 바뀌게 되는 경우가 종종 보이는데 이는 알코올이 신체적 영양 불균형을 가져오기 때문”이라며“특히 알코올 중독 환자의 경우 대부분 고혈압, 당뇨 등의 지병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다사랑중앙병원이 입원 환자 737명의 주요 신체질환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인 58%가 고혈압(32%)과 당뇨병(26%) 등 성인병을 앓고 있었다.
우 원장은 “실제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대다수가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층이었다는 점에서 술 문제를 가진 노인들이 바이러스에 얼마나 취약한지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만약 우리 부모님께서 우려할 만한 음주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에서 부모님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지름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