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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삼성 시스템 반도체’ 전략, 美 리쇼어링에 빛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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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0. 05.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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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와 달리 삼성 오스틴에 파운드리 기지 있어
추가 투자 시 5G·AI용 반도체 생산 거점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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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리쇼어링’(해외 진출 제조기업의 귀환)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시스템 반도체 전략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미국 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이 있다는 점을 살려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로부터 수주를 더 받아내고, 기술력 있는 미국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해 인공지능(AI)·5세대(5G) 이동통신 관련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앞서나가겠다는 이 부회장의 전략이 미·중 갈등 속에서 맞아떨어진 것이다.

14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자국 생산 및 조달 방침이 본격화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작동하지 않자 미래산업의 필수품인 반도체의 원활한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미 당국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정부가 인텔·TSMC와 미국에 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인텔·TSMC 모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군사용 반도체를 만드는 자일링스가 TSMC의 위탁생산에 의존하고 있어 보안상 이유로 TSMC에 미국 내 생산기지 건설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원활한 반도체 공급’이란 명분까지 생기자 생산기지 이전을 거세게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TSMC 입장에선 최대 고객이 애플이긴 하지만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 화웨이 또한 큰 고객이라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는 문제에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미·중 갈등이 심해지면서 중국도 자국에서 쓸 반도체를 생산하는 시설이 미국 영향력 아래 놓이는 것을 우려하고 있어서다. 더구나 TSMC는 생산에 필요한 시설을 이미 대만에 다 갖췄다. 다시 미국에 투자하는 건 비효율적인 셈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현지 생산에 드라이브를 걸 경우 애플·인텔·퀄컴·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은 TSMC 대신 다른 곳을 찾아야 한다. 이때 반사이익은 삼성전자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 반도체의 화두는 고성능·저전력의 미세공정 기술”이라며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만큼 7나노 이하 미세공정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인 ‘S2’를 두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삼성전자 화성 공장을 방문했을 때 미국 현지에 투자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미국 내 추가 투자 가능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방문 한 달 전 조시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도 만나 미중 갈등 속 경영에 대한 조언을 듣고 오스틴 공장 운영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주지사 시절인 1998년 오스틴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삼성 반도체 오스틴 공장의 성공적인 운영이 텍사스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와 이 부회장은 이때를 계기로 인연을 맺고 있다.

만약 이 부회장이 미국에 추가 투자를 결정한다면 중앙처리장치(CPU)·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기존 업체들이 포진한 제품보다 차세대 반도체인 5G·AI용 생산시설을 지을 가능성도 있다. 삼성은 이미 오스틴 공장 주변에 추가 부지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스틴 공장의 추가 투자 등과 관련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공장 증설 조짐은 삼성과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하는 미국 팹리스 간의 협력에서 찾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자일링스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일링스는 세계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시장 1위 기업으로 TSMC 공장 이전 문제를 촉발시킨 회사다. 프로그래머블 반도체는 재설계가 가능한 반도체로 통신이나 군용 등 업그레이드를 자주 해야 하는 분야에 쓰인다. 향후 자율주행차·AI 등 4차산업 분야에서 널리 쓰일 것으로 전망돼 차세대 반도체로 떠오르는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자일링스의 FPGA가 들어간 제품(ACAP)을 5G 장비에 넣어 공급할 계획이다. 양사는 올해부터 한국에서 5G 상용화 작업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으로 작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전재호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R&D총괄 및 수석 부사장은 “자일링스의 플랫폼을 삼성 솔루션에 도입함으로써 5G 성능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굳히겠다”고 말했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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