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보상땐 추후 배임 논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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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크레디트 인슈어드(CI)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했는데, 라임자산운용이 일방적으로 투자금 중 일부를 고위험 펀드에 넣으면서 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휘말리게 됐기 때문이다. 즉 신한은행은 자신들도 라임자산운용에 사기를 당한 만큼 다른 은행처럼 펀드 손실액을 보상했다간 추후 배임 등 다른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가지급 형태로 보상하기로 한 것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내부적으로 라임자산운용 CI펀드 투자금 일부를 투자자에게 선지급하는 방안을 조만간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등 다른 판매은행들이 펀드 예상손실액 중 30%와 펀드평가액 75%를 가지급금 형태로 지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지만, 신한은행은 펀드 손실액 보상을 제외한 가지급금을 지급하는 안을 내부적으로 결론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다른 판매은행과 달리 위험도가 낮은 CI펀드를 판매했는데, 라임 측이 이 펀드 자금 30%를 문제가 된 플루토 펀드에 임의로 전용하면서 문제가 된 것”이라며 “신한은행이 다른 은행처럼 손실액까지도 선보상을 하게 되면 신한은행도 책임이 있다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는 데다 배임 등의 문제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라임펀드 판매액은 지난해 말 기준 2769억원으로, 우리은행(3577억원) 다음으로 많다. 현재 거론되는 보상안인 손실액 보상 30%와 펀드평가액 75% 수준의 가지급을 감안하면 펀드 투자금의 50% 수준을 선보상 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신한은행이 어느 수준까지 가지급할지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다른 은행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은행들과 선지급 규모에서 차이가 나면 투자자들이 크게 반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그룹 내 관계사인 신한금융투자도 원금 손실 우려가 발생한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과 관련해 원금의 50%를 투자자에게 가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신한은행도 50% 수준을 가지급기로 결정한다면 1400억원가량을 투자자에게 먼저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라임펀드 투자자에게 가지급금을 지급하는 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자에게 선지급하기로 한 만큼 빠른 결정도 중요하다”며 “조만간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으로 논의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