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공산당에 최근 대놓고 반기를 들었던 중국 축구의 전설 하오하이둥(郝海東·50)이 완전 투명인간이 됐다. 더불어 중국에서는 이제 그의 이름을 공공연하게 입에 올리는 것은 완벽한 금기가 됐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이제 그에게는 망명 이외의 선택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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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오하이둥과 그의 재혼 부인 예자오잉(葉釗穎). 현재 스페인에 머무르고 있으나 중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망명할 것으로 전망된다./제공=해외 중국어 매체 보쉰(博訊).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13일 전언에 따르면 그는 바른 말 잘하기로 유명해 ‘하오대포大炮)’로 불리기는 했으나 정치와는 거리가 먼 프로축구 선수 출신이었다. 이후에도 그저 축구 선수 출신으로 불릴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난 4일 톈안먼(天安門) 사태와 관련한 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그의 인생은 완전 180도 바뀌었다. 미국에 망명 중인 반체제 인사 궈원구이(郭文貴·53)가 발표한 20분 정도의 이 동영상에서 ‘공산당 타도’와 ‘신중국 연방 건국’ 선언을 주장하면서 중국 정부와 철저하게 대립하게 된 것. 더 정확하게 말할 경우 중국 당국이 용납하기 어려운 반체제 인사가 됐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만약 중국에 체류 중이라면 당장 체포돼도 이상하지 않을 처지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다행히 현재 아들이 축구 선수로 활약하는 스페인에 체류하고 있다. 아직 신변 상의 불이익을 당하지도 않고 있다. 하지만 워낙 강력한 발언을 한 탓에 향후를 장담하기 어렵다. 신변의 안전을 기하려면 망명 외에는 방법이 없다. 실제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의하면 그는 자신의 발언이 돌발적인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중국에 돌아갈 의향이 없다는 사실을 에둘러 강조하기도 했다. 망명 선언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선택은 중국 내의 분위기를 보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우선 그의 이름은 공식적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무엇보다 축구 관련 기록이 지워졌다. 바이두(百度) 같은 검색엔진에 이름을 쳐도 관련 내용이 하나도 없다. 진짜 투명인간이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상황에 전혀 개의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미국 등에서 반중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스타로는 정말 이례적인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축구 전문기자 출신 해설가 왕(汪) 모씨는 “그를 잘 안다. 언행에 거침이 없다. 그러나 그렇게 엄청난 얘기를 할 줄은 정말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이제 이승에서는 그를 보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이제 그의 이름은 중국에서는 영원히 들어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외신에는 자주 등장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해야 한다. 인생 중반전에 극적인 반전의 드라마를 쓰고 있는 그는 확실히 별명에 걸맞는 인물이 맞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