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자국어에 대한 자존심이 강하다. 웬만하면 중국어로 바꿔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게다가 조어에도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코카콜라를 커커우커러(可口可樂·입에 맞으니 즐거움), 참이슬과 함께 한국의 국민주로 불리는 처음처럼을 추인추러(初飮初樂·처음 마셔보고 즐거움을 느낌)로 부르는 것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다.
가을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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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를 비롯한 가을동화의 출연진들. 20여 년 전의 모습이 아직까지 여전하다는 것이 중국 언론의 전언이다./제공=신랑.
그러니 문화 분야에서도 이런 조어의 능력이 발휘되지 않을 까닭이 없다. 송혜교를 중국에 널리 알린 계기가 된 드라마 ‘가을동화’를 무슨 이유에서인지 ‘란써성쓰롄(藍色生死戀)’으로 부르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지 않나 싶다. 아마도 가을을 나타내는 남색에 비운의 종말을 예고하는 생사(生死)의 사랑(戀)이라는 뜻을 담아 작명한 것이 아닌가 보인다.
이 ‘란써성쓰롄’은 2019년 영화로 리메이크됐을 정도로 중국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다. 송혜교는 이 작품으로 인해 김희선에 이어 중국에서 한류를 대표하는 스타로 완전히 떴다. 이후 중화권에 활발하게 진출하는 전기도 마련할 수 있었다.
이 드라마는 올해로 세상에 나온지 20년이 됐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자면 나름 올해가 기념비적인 해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중국의 언론이 최근 이 드라마를 소환, 중국 내 한류 올드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력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신랑(新浪)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주연들의 현주소 등을 세세하게 알려주면서 올해가 20주년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 것. 팬들 역시 이 분위기에 편승, 나름 열심히 호응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극성 팬들은 댓글들을 통해 지상파에서 작품을 재방영해주기를 호소하고 있다. 명작은 확실히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그 위력은 반감되지 않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