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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뛰어든다고?… 미래차 놓고 車·IT기업간 경쟁 불 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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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20. 12. 24. 06:00

애플, 자율주행차 2024년 생산 추진
아마존·구글·바이두도 앞다퉈
자율주행·배터리…IT 강점 살려
딜러샵·엔진 기술 등 장벽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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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업체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생산 계획이 전해지면서 IT기업과 자동차업계간 영역 파괴가 본격화 되는 모양새다. 이미 글로벌 물류 공룡 ‘아마존’과 세계 최대 검색사이트 ‘구글’을 중심으로 미래차 연구에 성과를 내고 있어 이들의 생산도 초읽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길게는 10년전부터 관련 기술력을 쌓아왔고 기존 내연기관차 헤게모니가 약해지는 시점에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번 애플의 자동차 진출을 신호탄으로 전자업계 출사표가 줄줄이 쏟아질 거란 전망이다.

23일 국내 자동차 전문가들은 이번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진출 계획에 대해 기존 자동차 회사와 IT기업간 전쟁이 본격화 할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자체 설계한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한 자율주행 차량을 2024년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애플은 2014년 ‘프로젝트 타이탄’을 통해 자율주행차 사업부를 신설하고 연구를 계속해 왔지만 출시 시점이 명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대 검색 포털 구글은 자회사 웨이모를 통해 지난해 세계 최초로 미국 애리조나에서 자율주행4단계 택시를 상용화 했다.

글로벌 물류 공룡 아마존도 이달 14일 지난 6월 인수한 자율주행업체 ‘죽스’를 통해 4인승 로보택시를 선보였다. 배송용 승합차까지 공개하고 2022년부터 실전 투입해 도로를 운행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은 상태다. 이 외에도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가 아폴로 고 로보택시를, 중국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도 자율주행차 오토엑스를 공개한 바 있다.

IT기업들의 자동차시장 진출이 본격화 되는 이유는 그동안 자동차 진출의 장벽이던 글로벌 딜러샵과 엔진 기술력, 복잡한 수직 개념의 공급망 확보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전기차로 가면서 언택트 온라인 판매가 본격화 됐고 엔진 대신 모터, 부품들은 반완제품 형태로 ‘모듈화’되며 심플해졌다. 테슬라가 이미 이 과정을 거치며 성공 신화를 써 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 이후 IT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자동차 진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봤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스마트폰의 시작을 알린 애플이 자동차사업에 진출한다는 건 자동차를 ‘바퀴달린 휴대폰’으로 해석하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특히 애플이 배터리에 안전성 높은 리튬 인산철을 쓴다는 데 주목했다. 강점이 있는 자율주행과 배터리의 안전성을 보장하겠다는 의미로, IT기업의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는 해석이다.

김 교수는 또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장기적으로 배터리 자체생산을 고민하고 있고, 반대로 배터리회사들은 자동차 진출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삼성·LG 역시 초소형차, 마이크로 모빌리티부터 진출해 각 사의 경쟁력을 강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주공산인 미래차 시장을 차지하는 데 있어 IT기업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박사도 “이제 자동차는 기계공학이 아닌 전기전자공학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양산 대신 주문형 소량생산으로 예전과 다른 제조 공정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이 박사는 “팬데믹에 자동차산업이 어렵지만, IT산업은 호황이라 자본면에서도 IT기업이 앞선다”며 “예고돼 왔던 자동차와 IT기업간 경쟁이 코로나 이후 본격화 될 것”이라고 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제네시스 GV70만 봐도 엔트리가 4480만원인데 풀옵션은 7500만원”이라며 “반자율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값이 전체 35%란 얘기”라고 분석했다. 전자부품 원가가 30%를 넘어서면 가전제품이라고 부를 만 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기존 자동차기업 대비 품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지만 테슬라가 잘 팔리는 모습을 애플은 충분히 벤치마킹 한 걸로 보인다”고 했다.

일각에서 점치는 삼성전자의 자동차 진출은 당장은 일어나진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교수는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 카돈 매출의 40%가 전장이라, 현대차 견제를 받을 수 있어 본격 진출은 신중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시장 규모를 보며 이미 신규 사업을 고려 중일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2027년까지 많은 IT기업이 자동차사업에 달려들 것”이라며 “다만 연간 4만대, 누적 판매 10만대가 넘어야 개발비를 뽑기 때문에 시장을 빨리 가져가는 2~3개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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