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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선방’ 국내 자동차 업계, 올해 ‘전기차’로 성장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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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훈 기자

승인 : 2021. 01. 01. 06:00

[다시 일상으로, 다시 희망으로]
환경규제 세계적 강화 움직임
올해 판매량 43.3% 급증할듯
현대차, 전용 플랫폼 첫 적용
'아이오닉5' 상반기 출시 준비
GM·쌍용차 SUV 모델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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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출 부진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분규 등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던 국내 자동차 업계가 올해 전기차를 키워드로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세계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큰 전기차 시장을 선점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글로벌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된 가운데 국내 자동차 업계의 맏형인 현대차는 물론 벤츠, 폭스바겐 등 수입차 브랜드들도 경쟁에 속속 합류함에 따라 올해가 ‘전기차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국내 자동차 업계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생산 부문에서 경쟁국 대비 선방한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다. 이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전기차 보조금 지급 등 내수 활성화 정책과 함께 업계의 다양한 신차 출시와 물량 공급 확대, 수출 활로 모색 등이 맞물린 결과다. 다만 성장세 지속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올해 코로나19 사태 안정화에 따른 해외 업체들의 생산 정상화와 중국의 해외 진출 본격화로 경쟁 격화를 앞두고 있고 전기차 대중화의 핵심 과제인 충전 인프라 또한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해 기나긴 불황의 터널 속에서 ‘위기 속 선방’을 이뤄낸 국내 자동차 업계가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31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687만8000여 대로 지난해(480만대)보다 43.3% 급증할 전망이다. 유럽을 필두로 미국, 중국 등 세계 주요국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부양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친환경차 산업 육성 전략을 내놓은 가운데 자동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의 소비 패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영향이다. 이같이 고속 성장을 앞둔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자동차 업계의 ‘총성 없는 전쟁’도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 강자들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를 대거 내놓고 있고 미국 테슬라는 물론 중국의 신흥 전기차 업체들이 정부의 친환경차 육성 정책을 등에 업고 관련 시장 진출에 고삐를 죄면서 치열한 경쟁을 앞두게 됐다.

올해 국내 자동차 업계 역시 정부의 전기차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전용 플랫폼 기반의 신형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저성장 기조에 대비해 주력 모델 중심의 신차 출시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내수는 지난해보다 4.4% 감소한 182만대, 수출은 기저효과에 힘입어 22.9% 증가한 234만대, 생산은 10.3% 늘어난 386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수출과 생산 모두 2019년 수준인 240만대, 395만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완성차 업체의 투자 여력이 위축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산업은 고비용·저효율 구조에 더해 환율 하락 추세 등이 지속될 경우 기업의 생산 경쟁력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내외 경영 위기를 타개하고 전기차 각축전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움직임도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핵심 관건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부품 공용화를 통해 조달 비용을 낮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배터리를 차량 하부에 깔고 전륜과 후륜에 전기모터를 배치해 다양한 모델의 개발이 가능한 점도 강점이다.

먼저 전기차 시장 대중화에 사활을 건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첫 전기차 ‘아이오닉5’를 올해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E-GMP 기반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며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18분 안에 80%까지 충전된다. 특히 E-GMP는 현대차그룹이 전기차에 최적화된 차체 구조와 섀시, 모터, 배터리를 적용해 설계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모듈화·표준화를 통해 제조 과정을 단순화하고 생산 효율을 높였다. 현대차그룹은 E-GMP 플랫폼을 공유하는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와 기아차 CV(프로젝트명)도 각각 올해 안에 출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새 도약에 나선다.

최근 임단협 교섭을 마치고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낸 한국지엠의 경우 올해 4종 이상의 신차를 투입한다. 특히 국내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비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쉐보레 볼트 EUV의 투입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심한 경영난으로 생사기로에 놓인 쌍용차는 첫 준중형 전기 SUV E100을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며 지난해 6종의 신차를 내놨던 르노삼성차는 올해 기존 라인업의 연식변경 모델을 중심으로 상품성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전기차 전환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 폭스바겐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적용한 전기 SUV ‘ID.4’를 올해 출시하며 벤츠는 ‘MEA’ 플랫폼 기반의 EQA와 EQS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부품공급 차질, 수출 부진으로 인한 실적 악화, 임단협 갈등에 따른 생산 중단 등 초유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며 생산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올해 전기차 시대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된 만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새로운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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