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에 필적할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 손꼽히나 농업 국가로도 불려야 한다. 2020년 말을 기준으로 농민이 아직도 5억5000만명에 이른다면 진짜 그럴 수밖에 없다. 전체에서 농민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40% 가까이에 이르는 것이다. 중국의 주요 국가 정책 중에 삼농(三農·농민과 농업, 농촌)이라는 게 있는 것은 괜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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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촌진흥국이 이미 발족됐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포스터. 부빈판이 발전적으로 해체된 후 신규 설립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제공=런민르바오(人民日報).
당연히 삼농 담당의 부처가 있다. 국무원 직속의 농업부를 대표적으로 꼽아야 할 것 같다. 그러나 5억5000만명 농민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한 개의 부처로는 역부족일 수 있다. 이런 현실을 절감해서였을까, 중국이 최근 농업부의 외청에 해당하는 부부장(차관)급 부처인 이른바 향촌진흥국(鄕村振興局)을 발족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복수의 관영 매체들의 19일 전언에 따르면 기존의 부빈(扶貧)개발영도소조(부빈판)를 발전적으로 해체한 후 덩치를 키워 출범시킨 것으로 보인다. 부빈판의 류융부(劉永富) 주임이 수평 이동을 한 것으로 알려진 것을 볼 때 그렇다고 단언해도 좋지 않나 싶다.
부빈판이 향촌진흥국으로 간판을 바꿔 단 것에는 나름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빈(扶貧·빈곤한 이들에게 도움을 줘 가난으로부터 탈피하게 함)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인상을 꼽을 수 있다. 당국에 따르면 수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에는 빈곤한 이들이 상당수 존재했다고 해야 한다. 일설에는 5000만명 가까이 존재했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해 공식적으로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농촌 지역의 빈민들이 탈빈(脫貧)에 완전히 성공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그렇다면 부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더구나 정부 부처의 이름에 쓰는 것은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여기에 농촌이 조만간 G1으로 발돋움할 국가에 걸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생산성 높은 현장으로 변화해야 하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결국 부빈판의 해체와 향촌진흥국의 신설이라는 카드가 떠오르면서 현실에까지 이르게 됐다.
중국은 부언하건대 ICT 강국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다. 이에 비한다면 농업 경쟁력은 비록 농민들이 빈곤을 탈피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뒤떨어진다. 하지만 향촌진흥국의 발족으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면모를 일신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국가 발전을 위한 중국 당국의 행보가 빠르기 이를 데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