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먼저 양제츠 정치국원이 “각자 대내외 정책과 양자 관계에 대해 솔직하고 건설적인 교류를 했다. 이번 대화는 유익했다. 상호 이해 증진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으나 “일부 문제로 인한 양국의 여전한 이견이 있었다”면서 “중국은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확고히 지킬 것이다. 중국의 발전은 막을 방법이 없다”고 자국의 입장을 강조했다.
왕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약간의 의심은 대화를 통해 풀 수 있다. 장기적인 문제도 대화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면서도 “미국은 국가 주권과 안보를 비롯한 발전 이익, 민족의 존엄, 정당한 권익을 지키려는 중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미국에게 경고의 말을 보냈다.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 문제도 협의 대상에 올랐으나 중국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인 탓에 큰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런민(人民)대학의 팡창핑(方長平) 교수는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절대 명제에 대해서는 찬성한다. 하지만 너무 일방적으로 북한을 몰아붙이면 곤란하다”면서 양국이 북한 문제 해법과 관련한 각론에서 이견을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성과 없이 끝났음에도 일부 중국 언론이나 연구 기관은 이번 회담을 높이 평가했다. 예컨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산하 극우지 환추르바오(環球時報)는 ‘중·미 회담의 예사롭지 않은 장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대좌가 ‘중국 외교사에 기록될 회담’이라면서 높은 평가를 내렸다. 또 회담을 통해 현재의 중국이 100년 전의 나약한 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도 강조했다.
이외에 중국사회과학원 평화발전연구소의 랴오정룽(姚正榮) 국장은 차이나데일리 기고를 통해 ‘미중 경쟁은 윈윈이 될 수 있다’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를 상호적이고 ‘윈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점은 양측이 제로섬 게임이나 손가락질을 하기보다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토대에서 건강한 경쟁을 지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 특히 미국이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그의 기고문의 핵심으로 보인다.
아무튼 고위급 회담의 결렬로 미·중은 당분간 팽팽한 긴장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상호 국가의 기업들에 대한 파상적 공세나 제재도 잇따를 것이 확실하다. 중국 당국이 20일 테슬라를 관용차로 사용하지 말라는 명령을 군을 비롯한 관계 기관에 하달한 사실만 봐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