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오는 4월 4일 청명절을 앞두고 성묘에 사용되는 향촉(香燭·향과 초)과 지전(紙錢·종이돈)의 생산과 유통을 강력 단속한다. 일부 지방 정부에서는 지전 대신 꽃 등으로 조상을 기릴 것을 계도하고 있으나 샹촉과 지전을 제사에 즐겨 사용해온 중국인들의 오랜 전통으로 볼 때 큰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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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청명절 때 광둥성 포산의 모 묘지에서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한 중국인의 모습. 당국의 강력 단속으로 올해에는 향촉을 밝히거나 지전을 태우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제공=주장상바오.
광둥(廣東)성의 유력지 주장상바오(珠江商報)를 비롯한 언론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중앙 정부는 최근 청명절 연휴를 전후해 이른바 ‘문명화된 성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라는 지침을 각 지방에 하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연히 향촉의 사용과 지전의 소각 행위가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 각 지방 정부들은 지침이 내려가기 무섭게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예컨대 광둥성 포산(佛山)에서는 공안 당국이 급거 회의를 소집해 향촉과 지전의 생산을 비롯해 유통, 소각 행위에 대한 처벌 방침을 마련했다. 헤이룽장(黑龍江)성 성도(省都)인 하얼빈(哈爾濱)의 행보 역시 비슷하다. 불법 가공점과 소규모 제지공장 등을 단속, 생산단계에서부터 향촉과 지전의 유통을 막겠다는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실제 많은 중국인들은 당국의 조치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하얼빈 시내에서 요식업에 종사하는 리룽완(李龍萬) 씨는 “지금 하얼빈은 발칵 뒤집혔다. 청명절에 향촉을 밝히고 지전을 태우는 것은 제사의 오랜 전통이다. 그걸 못하게 하면 누가 순순히 수용하겠는가”라면서 당국의 조치에 대한 항간의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당국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향촉을 밝히고 지전을 태우는 미신은 사회주의 원칙에 어긋난다. 게다가 제사 때 발생하는 오염을 유발할 뿐 아니라 산불 위험을 불러올 수도 있다. 결정적인 것은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올해 청명절에는 아무래도 전국 곳곳에서 향촉을 밝히거나 지전을 태우는 일들이 상당수 줄어들 공산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