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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중국의 무력시위에 대응, 전투기를 띄웠을 뿐 아니라 요격 레이더도 가동했다. 7일에는 중국을 가상 적으로 상정한 ‘한광(漢光)-37호’ 군사훈련도 4월 하순과 7월 중순에 실시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중 무역전쟁 본격화 이후 의도적으로 대만 편을 노골적으로 들고 있는 미국의 행보 역시 간단치 않다. 인도-태평양을 관할하는 미군 제7함대가 7일 성명을 통해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인 존 S 맥케인함이 국제법을 바탕으로 대만해협 내 국제 수역을 지났다”고 밝히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한 사실만 봐도 좋다. 여차 하면 대만 지원을 위해 중국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미국의 입장은 지난 1979년 대만과 단교한 후 체결한 ‘대만관계법’의 존재를 상기하면 크게 이상할 것도 없다. 대만이 외부 세계의 위협을 받을 경우 개입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는 만큼 현재의 행보가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점은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이 7일 열린 외신 기자회견에서 만약 중국이 침공을 할 경우 결사항전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사실이 아닌가 보인다. “우리는 자위의 비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전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만약 싸워야 하면 싸울 것이다. 최후의 일각까지 싸울 의지가 있다”는 입장을 확실히 한 것. 실제로 그의 말대로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정부의 대중 항전 의지는 대단하다. 군 전력 역시 중국이 함부로 하기에는 나름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대만의 항전 의지와 미국의 간섭에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 마음 같아서는 응징의 칼을 들이밀고 싶어한다고 해도 좋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만과 미국을 즉각 응징하기는 쉽지 않다. 대만해협의 긴장은 당분간 최고 수준으로 고조되면서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