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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스마트폰 위협하는 ‘美 족쇄’ 풀린 샤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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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21. 05. 26. 17:19

화웨이 쪼그라들고 샤오미 급부상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최대 경쟁자
좁쌀에서 세계 3위 스마트폰 브랜드 급부상
화웨이는 때리고 샤오미는 풀어주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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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샤오미 트위터 캡처
샤오미의 발목을 옭아맸던 ‘블랙리스트’ 족쇄가 풀리면서 삼성전자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샤오미가 최근 8개월새 화웨이의 공백을 메우며 글로벌 빅3 브랜드로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올해 1분기 10만~30만원대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량이 높은 인도, 유럽 일부 국가에서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샤오미 ‘블랙리스트’ 풀어준 미국 법원
샤오미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컬럼비아 지방법원으로부터 “미국 국방부가 지난 1월 중국군 연계 기업으로 블랙리스트에 포함시킨 샤오미를 이 목록에서 제외한다”는 최종판결을 받았다.

샤오미는 곧장 홍콩증권거래소에 미국 법원의 최종판결 소식을 공시했다. 동시에 글로벌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레이쥔 샤오미 회장 명의로 최종 판결 소식을 알렸다.

미국 국방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임기 만료 직전인 지난 1월 14일 샤오미를 포함한 9개 중국 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국방부 지정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미국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 주식을 보유할 수 없어 전량 처분해야 한다. 만약 제재 대상 회사가 미국 증시에 상장돼있다면 상장이 폐지된다. 샤오미로서는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에 처한 셈이다.

미국 국방부는 샤오미의 블랙리스트 추가 이유로 중국군과 연결을 들었다. 하지만 샤오미는 중국군과 관련성을 부인하면서 미국 법원에 블랙리스트 지정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후 컬럼비아 지방법원이 샤오미를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하라는 정식 판결을 내린 것이다. 샤오미는 이 판결로 ‘블랙리스트 족쇄’에서 벗어나게 됐다.

샤오미 관계자는 “샤오미는 25일 오후 4시 9분(EST) 미국 컬럼비아 지방법원이 회사를 ‘중국 공산국 기업(CCMC)’으로 지정한 것을 무효로 하는 최종 명령에 대한 소식을 기쁜 마음으로 전하고 싶다”며 “샤오미는 글로벌 사용자, 파트너, 직원 및 주주들의 신뢰와 지원에 대한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샤오미는 신뢰할 수 있는 가전제품과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정직한 가격의 놀라운 제품을 구축해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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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가 홍콩거래소에 공개한 관련 입장문/사진=샤오미 트위터
◇화웨이 무너뜨린 美 정부
미국 정부는 샤오미에 앞서 중국 대표 스마트폰·통신장비 기술기업 화웨이에 고강도 제재를 가했다. 화웨이 역시 중국군과 연결돼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포함됐고 3단계 제재 조치를 받았다.

첫 번째 조치는 2019년 5월15일 미국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는 경우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이다.

두 번째 조치는 정확히 1년 후 나왔다. 지난해 5월15일에는 제3국에서 화웨이가 주문한 반도체를 생산하더라도, 미국의 반도체 장비·설계·소프트웨어 기술을 사용했다면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세 번째 조치는 더욱 강력해졌다. 석달 후인 지난해 8월 17일 미국 장비·설계·소프트웨어 기술을 사용한 모든 반도체를 화웨이와 그 계열사로 공급할 경우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이다.

사실상 이 조치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 숨통을 끊어놨다. 반도체 개발 과정에서 설계 소프트웨어(EDA)가 필수로 사용되는데, 케이던스디자인시스템스, 시놉시스 등 미국 기업들이 선도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첨단 반도체 공정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리서치 등 미국 장비기업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이러한 장비를 거치지 않고서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반도체를 만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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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17에 차려졌던 화웨이 부스. 화웨이는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1에도 오프라인 참석할 예정이다./사진=박지은 기자 @jI00516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급격히 꺾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의 지난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출하량)은 20%로 삼성전자(20%)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화웨이가 기록한 역대 최대 기록이었다. 하지만 제재가 본격화된 3분기 시장점유율 14%, 4분기에는 8%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결국 지난 연말에는 저가 브랜드 ‘아너’를 중국 선전시 산하 기업에 매각했다. 아너는 연간 7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던 글로벌 브랜드다. 아너까지 떼어낸 화웨이의 올해 1분기 시장점유율은 4%로 집계됐다.

화웨이는 최근 모바일 운영체제(OS) ‘훙멍’을 발표하는 등 자체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미국 기업인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샤오미가 화웨이와 같은 제재 조치를 받았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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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21년 1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업체별 추이. 주황색 샤오미가 올해 급증한 점을 볼 수 있다. 화웨이는 올해 4%로 확 쪼그라들었다./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보고서 캡처
◇스마트폰 시장서 삼성전자 위협 더 거세질 듯
블랙리스트 족쇄가 풀리면서 샤오미의 질주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샤오미는 화웨이의 공백을 메운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출하량) 자료를 살펴보면 샤오미는 2018~2019년까지 6~9% 점유율을 기록했다.

샤오미가 두 자리수 점유율을 기록한 것은 화웨이 제재가 본격화된 지난해부터다. 샤오미는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3%, 4분기에는 11%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시장점유율은 14%까지 치솟았다. 화웨이의 물량을 중국 빅3인 샤오미, 오포, 비보가 나눠가졌지만 가장 많은 몫을 챙긴 업체는 샤오미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0%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4분기 16%로 삐끗했다. 올해 1분기 ‘갤럭시S21’ 조기 출시, ‘갤럭시A’ 시리즈 인기몰이로 22%대 점유율을 회복했지만 샤오미의 활약이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샤오미가 삼성전자의 텃밭이던 인도, 유럽, 중동, 아프리카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샤오미는 유럽 일부 국가에서 삼성전자를 2위로 밀어내고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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