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부장(차관) 이상 성부(省部)급 고위 관리들이 최근 막 내린 전·현직 당정 최고 지도자들의 연례 비밀 회동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직전부터 강화 조짐을 보인 당국의 사정 서슬에 떨고 있다. 가급적 시범 케이스에 걸려 낙마하지 않기 위해 몸을 사린 채 엎드리고 있다.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내년 10월 열릴 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전대·매 5년마다 열리는 당 전당대회)까지는 현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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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위 관리들의 부패가 예사롭지 않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만평. 부인을 비롯한 가족을 동원해 축재하는 거물 호랑이들도 많다./제공=당 내부 소식지 찬카오샤오시(參考消息).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비롯한 홍콩 언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올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이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입장에서는 결과가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하겠으나 여론은 나쁠 수 있다. 실제 일부 고관들은 노골적이지는 않더라도 꽤 불만을 토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심 역시 베이다이허 회의의 결정을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
당국 차원에서는 뭔가 반전의 모멘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카드는 ‘부패와의 전쟁’을 지속하면서 사정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당정 내의 고위급 불만분자들을 속죄양으로 만들면서 민심을 위무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와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등의 관영 언론은 이런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더욱 군불을 떼고 있다. 특히 CCTV는 “각 지방의 사법 기관 수장들이 권력을 이용, 마오타이(茅臺)주를 마시거나 명품을 두른 채 호화 주택에 사는 경우가 흔하다. 이를 척결해야 한다”는 요지의 방송을 의도적이지 않나 싶게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런민르바오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에는 거물 호랑이(고위급 부패 관리)로 손꼽힐 저우장융(周江勇·54)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시 서기가 부패 혐의로 사정 당국에 걸려들었다. 현직 성부급 관리로는 올해 들어 낙마한 20번째 호랑이로 기록될 전망이다. 아직 채 8월이 지나지 않은 만큼 올해는 지난해 전체 18명보다도 훨씬 많은 고관들이 낙마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고관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탈탈 털면 털리지 않을 고관들이 없다는 말이 유행어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사정 당국에서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낙마할 호랑이를 줄 세울 수도 있다. 이들이 행여나 칼을 맞을세라 떠는 것은 괜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