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각급 학교 교사들이 최근 급속한 ‘홍콩의 중국화’로 인해 야기된 대대적 해외 이민 행렬에 가세하면서 ‘학사 일정 마비’라는 심각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교사 부족 사태가 자연스럽게 대두함에 따라 가장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내년 이후에는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이 확실해 교육의 파행은 일상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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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첵랍콕 공항을 꽉 채운 홍콩인들. 대부분 이민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제공=원후이바오(文匯報).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비롯한 홍콩 언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1년 동안 영국 등 해외로 이민을 떠난 홍콩인들은 대략 10만명 전후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는 전체적으로 15만명 가까이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이런 현실에서 “교사 직업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떠나고 싶지 않다. 하지만 ‘홍콩의 중국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지금 현실에서는 여기 그대로 머물 수가 없다. 나는 일단 대만으로 떠난다”라고 한숨을 내쉬는 쉬(徐) 모씨의 말처럼 교사들만 홍콩을 지키면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현재 얼마나 많은 교사들이 이민을 떠났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하지만 심한 학교는 20∼30명이 새 학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될 만큼, 이미 많은 이들이 홍콩을 떠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컨대 일부 홍콩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침사초이의 한 중학교는 전체 80명 중 무려 절반이나 되는 교사가 이민을 위해 사표를 미리 제출했다고 한다.
상황이 심각한 양상을 보이자 각급 학교들은 황급히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은퇴 교사나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 상당한 연봉을 제시하면서 초빙하는 고육책을 쓰는 학교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내년과 내후년을 위해 홍콩 내 각 대학 사범대 3∼4학년 학생들에게 초빙에 응하는 것을 의무조항으로 내걸고 장학금 지급을 제시하는 학교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장기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게 문제가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이민 행렬에 동참할 교사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범대 학생 정원을 당장 증원하는 것도 쉽지 않다. 대만이나 싱가포르 등의 중국어권에서 교사들을 긴급 수입하는 것 역시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급속한 ‘홍콩의 중국화’로 홍콩의 교육이 당분간 파행 운영되는 것은이제 피하기 어려운 운명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