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끝을 보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미·중 갈등이 이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을 둘러싼 갈등으로 번지면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단교까지는 아니더라도 조만간 대사를 상호 소환, 상대에 압박을 가하는 기 싸움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아 보인다. 한마디로 설상가상, 갈수록 태산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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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창궐했을 때의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 모습. 미국이 중국을 코로나19의 진원지로 보는 근거가 된다고 볼 수 있다./제공=신징바오(新京報).
정말 그런지는 후베이성 우한이 코로나19의 진원지라는 주장을 강력하게 펼치는 미국에 최근 중국이 펼치는 역공 상황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우한이 아닌 미국이 진원지라는 사실을 피력하면서 중국이 음모론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설파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4일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게 천쉬(陳旭) 제네바 주재 대표부 대사 명의의 서한을 보내 “실험실 바이러스 누출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 못한다면 공평과 공정의 원칙에 따라 미군 기지 포트 데트릭의 실험실에 대한 조사도 벌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포트 데트릭 외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실험실 역시 조사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중국이 외교 채널을 통해 포트 데트릭과 노스캐롤라이나대에 대한 코로나 19 기원 조사를 정식으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더욱 적극적으로 우한이 아닌 미국이 진원지라는 주장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환추스바오를 비롯한 언론이 최근 작심하고 미국을 맹비난하기 시작한 사실을 보면 정말 그렇다고 해도 좋다.
당연히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서 중국이 코로나19의 진원지라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미국은 펄쩍 뛰고 있다. 뉴욕 타임스가 최근 보도를 통해 “중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군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음모론이 나돌기 시작했을 때 (그것은) 대부분 변두리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이제 중국 공산당이 이 아이디어를 주류로 확고히 몰고 나가고 있다”고 주장한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중국 죽이기의 음모론을 편다는 비난을 받는 미국이 완전 180도 다른 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분위기를 보면 코로나19의 진원지를 확실하게 밝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 같다. WHO 역시 그럴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미·중 양국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대한 책임을 상대에게 덮어씌우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음모론이 한동안 지구촌을 배회할 것이라는 말이 된다. 미·중 양국의 갈등은 당분간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갇힌 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