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과 정의라는 구호를 통해 이른바 ‘홍색 정풍 운동’을 거세게 추진하는 중국에 최근 최고 특권층이 연루된 대입 비리가 발생, 여론을 들끓게 만들고 있다. 더구나 그동안 유사한 사례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선의의 피해를 입은 일반인들의 분노는 향후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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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부에 공개된 리너의 청탁 편지. 류사오치의 증손자를 베이징대에 합격시켜달라고 요구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제공=익명의 독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국의 대입 문제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7일 전언에 따르면 대학가를 중심으로 소문이 퍼져나간 이번 비리는 혁명 원로 마오쩌둥(毛澤東)과 류사오치(劉少奇)의 후손들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라온 사건의 개요는 크게 복잡하지 않다. 올해 6월 중순경 마오쩌둥의 둘째 딸인 리너(李訥·81)는 류사오치의 손자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내용은 자신의 아들이 올해 명문 베이징대에 시험을 보니 힘을 좀 써달라는 것이었다. 리너는 수일이 지난 6월 22일 천바오성(陳寶生) 교육부장에게 직접 협조를 요청하는 자필 편지를 썼다. 천 부장 역시 베이징대 하오핑 총장에게 비슷한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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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최고 특권층인 태자당 멤버들. 상당수 각종 혜택을 많이 받으면서 공정과 정의의 잣대 밖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제공=익명의 독자 SNS.
현재 류의 증손자의 합격 여부는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리가 베이징 부시장까지 지낸 태자당(혁명 원로 가족)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베이징대 하오 총장이 청탁을 거절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여기에 지난 수십여 년 동안 태자당 멤버들이 대입 등에서 파격적인 특혜를 받은 관례까지 염두에 두면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자녀가 고교에 다니는 베이징의 학부모 친판(秦凡) 씨는 “유력 정치인이나 유명인의 자제들은 출발선이 다르다. 각급 학교 입시에서 이들을 위한 배려가 없으리라는 법이 없다. 내 아이가 피해를 입을까 두렵다”면서 입시 비리가 상존하는 현실에 대해 우려했다. 한마디로 중국 당국이 부르짖는 공정과 정의의 잣대는 태자당 같은 최고 특권층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베이징대의 입시 비리는 바로 이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중국 당국은 사회 전반에 대한 사정 작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칼을 가장 혹독하게 맞고 있는 재계와 연예계는 거의 초토화되고 있다. 당연히 태자당 멤버들이나 가족들도 잘못을 할 경우 혹독하게 매를 맞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 중국 당국이 공정과 정의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