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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中 화이부동 교훈 직시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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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1. 09. 2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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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랑 외교로는 세계를 상대로 이기지 못해
현재 미국과 함께 G1의 위상을 다투는 중국의 외견적 이미지는 지난 세기 말까지만 해도 크게 나쁘지 않았다. 중국 정부 역시 세상과 잘 어울려 지낸다는 의미를 가진 청나라 강희제(康熙帝) 시대의 슬로건인 이른바 협화만방(協和萬邦·온 세상이 화합해 평화로움)의 이상을 실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듯 했다. 이는 당시의 외교 정책 슬로건이 구동존이(求同存異·같음을 추구하나 다름도 인정함)였다는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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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국제적으로 더욱 사면초가에 내몰리는 느낌을 주는 중국에게 필요한 덕목은 역시 강력함보다는 온유함의 상징은 화이부동의 자세로 보인다./제공=홍콩 다궁바오(大公報).
하지만 이후 중국은 이상하게도 부드러움보다는 강경함이 돋보이는 방향으로 급격하게 선회했다. 지금은 구동존이 대신 유소작위(有所作爲·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함)라는 슬로건이 정착되면서 대국굴기(대국으로서 우뚝 섬)가 아무렇지도 않게 일반인의 입에까지 오르내리는 단어로 자리잡았다. 외교 전면에 나서는 외교관들 역시 전랑(戰狼·전투적 늑대)을 자처하면서 각 주재국 등에서 다소 무례하기까지 한 행보를 일삼고 있다.

국제적으로 반발이 거세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굳이 구구한 사례를 들 필요도 없다. 미국의 주도 하에 쿼드와 오커스라는 대중 포위망이 결성된 사실이 현실을 분명히 말해준다. 여기에 세계 곳곳에서 중국의 오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비등하다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중국 입장에서는 사면초가, 십면매복(十面埋伏)의 상황에 직면했다. 이 쯤 되면 자신들이 무작정 옳다고 우기기보다는, “왜 우리가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나?”라는 진지한 판쓰(反思·반성)의 자세가 요구된다.

그러나 중국은 별로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경제도 나름 잘 나가는데다 국운이 구만리장천에까지 날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한마디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가 이런 오만함에 굴복할 까닭이 없다. 오히려 더 똘똘 뭉쳐 중국에게 대국다운 품격을 가지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더 크다. 5000년 세계사가 주는 교훈을 보면 그렇게 해야 정상이기도 하다.

러시아나 제3세계가 언제까지 중국의 우방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중국이 바링(覇凌·왕따)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여겨진다. 이 경우 경제와 국운이 졸지에 곤두박질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중국이 지금이라도 구동존이와 같은 뉘앙스인 화이부동(和而不同·화합하나 같지 않음)가 주는 교훈을 돼새겨야 할 때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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