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현재 미국과 도무지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 볼때 극적인 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이 갈등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심지어 신냉전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것에서 보듯 최소 10 수년 동안 이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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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이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맹비난한 화춘잉 전 대변인. 현재는 부장조리(차관보)로 승진했다./제공=신화(新華)통신.
양국이 이처럼 지난 세기 미국과 구소련이 그런 것처럼 정면충돌하는 이유는 하나둘이 아니다. 이중 가장 결정적인 것은 아마도 중국의 미국식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이 아닐까 보인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30일 전언에 따르면 이런 인식은 지난달 27일 외교부의 정례 뉴스 브리핑 때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이 피력한 발언에서 분명히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 당시 화 대변인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전날 유엔 총회 연설에서 미국 주도로 오는 12월에 열릴 이른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냉전적 사고의 산물이라면서 자국의 이념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들을 겨냥해 발동한 ‘신십자군전쟁’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질문받은 바 있었다.
화 대변인의 대답은 라브로프 장관의 인식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라브로프 장관의 의견에 전적으로 찬동한다고 운을 뗀 후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세계의 인심을 얻지 못할 뿐 아니라 미국은 자신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가져야 하고 민주주의의 대변자로 자처해서는 안 된다는 일침까지 놓은 것.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미국이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무려 6개에 이르는 촌철살인의 질문까지 던졌다.
내용은 미국으로서도 뼈아플 정도로 직설적이었다. 동시에 미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분명하게 지적한 것이기도 했다. 우선 화 대변인은 “미국은 1%가 소유하고 다스리고 누린다. 이것이 민주주의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거짓말과 유언비어를 날조해 외국과의 전쟁을 일으킨다. 보통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고 빈곤에 빠뜨린다. 반면 방산업체나 대자본가들의 배는 불려준다. 이것이 민주주의인가?”라는 등의 반문을 계속 던졌다. 하나 같이 미국으로서는 답이 궁할 질문일 수밖에 없었다.
오는 12월 열릴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명목상으로는 나름 그럴 듯해 보이나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속내가 다분히 엿보이는 회합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이 “미국은 다름은 배제하고 같은 것을 강요하는 전형적인 독선적 국가”라는 비난을 쏟아내는 동시에 강력 반발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또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위선적이고도 진실을 은폐하는 회합이 될 것이라고 폄하하는 것 역시 그렇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