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성부(省部)급(장, 차관)급 이상 중국 고관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라고 해도 좋다. 이는 최소한 수십여명의 고관들이 매년 부패 혐의로 낙마하는 현실을 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더구나 이들의 상당수는 부패할 뿐만 아니라 성적인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심지어 일부는 축첩은 기본, 혼외 자녀들을 두는 것을 옵션으로 생각하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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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장가오리 중국 전 부총리의 성폭행을 폭로한 사실을 희화화한 만평. 그러나 사건은 유야무야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제공=자유아시아방송.
정말 그런지를 알려면 당장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폭로된 사건들만 한번 살펴봐도 좋다. 우선 장가오리(張高麗·75) 전 부총리 스캔들을 꼽을 수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7일 전언에 따르면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35)가 폭로한 내용으로 거의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펑이 장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내연의 관계로 발전했다가 버림받았다는 줄거리라고 보면 된다. 펑이 임신을 했음에도 장 전 부총리가 출산을 허용하지 않은 탓에 비밀이 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펑이 작심을 하고 SNS를 통해 폭로했다고 볼 수 있다. 어쨌거나 중국 고관들의 모럴 해저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말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번달 초 상하이(上海) 국가안전국 내부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 역시 거론해야 할 것 같다. 황바오쿤(黃寶坤·58) 국장이 부하 직원의 딸을 성폭했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역시 피해 여성의 부친인 폭로자 린(林) 모씨가 실명으로 SNS에 관련 글을 올린 만큼 진실에 가깝다고 해야 한다. 그럼에도 현재 황 국장에 대한 인사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중국에는 이른바 성과 관련한 첸구이쩌(潛規則·관행)이라는 문화가 오래 전부터 유행하고 있다. 항간에 권력자가 마음에 드는 여성을 금전 등으로 뒤를 봐주는 대신 성적 욕망을 채우는 거래를 의미하는 권색(權色·권력과 성)교역이 존재한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고 해야 한다. 이로 보면 한때 권력의 정점에 있다 부패 혐의로 낙마, 무기징역을 살고 있는 저우융캉(周永康·79) 전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가 백계왕(百鷄王·백마리 암탉을 거느린 왕)으로 불린 것은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고 해야 한다. ‘미투’, 즉 “나도 당했다”라는 폭로를 불러온 장 전 부총리와 황 국장의 성폭행 사례도 별로 희귀한 케이스가 아니라는 말이 된다. 그럼에도 중국 고관들이 정신을 차릴 날이 과연 올지는 모르겠으나 이번 사태가 약간의 경종을 울릴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