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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이건희’ 하이얼그룹 장루이민 회장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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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1. 11. 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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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2선으로 후퇴, 명예회장으로는 활동
장루이민
최근 경영 일선에서 은퇴하고 2선으로 후퇴한 장루이민(가운데) 전 하이얼 회장과 후임이 된 저우윈제(오른쪽) 전 총재./제공=신화(新華)통신.
‘중국판 이건희’로 불릴 만한 혁신과 품질 전도사로 손꼽히는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海爾)그룹의 장루이민(張瑞敏·72) 회장이 최근 경영 일선에서 공식 은퇴했다. 하이얼의 전신인 산둥(山東)성 국영기업 칭다오(靑島)냉장고의 공장장에 취임해 사실상 최고경영자(CEO)가 된 것이 지난 1984년이었으니 무려 37년 만에 경영 2선으로 물러나면서 마침내 자유인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중국 재계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9일 전언에 따르면 37년 전만 해도 칭다오냉장고는 거의 망해가는 기업이었다고 해도 좋았다. 당시 348만 위안(元·현 시세로 6억4300만원) 남짓한 매출액에 영업 적자만 147만 위안이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그러나 그는 형편 없는 기업에서 믿기 어려운 기적을 창조했다. 철저하게 소비자 중심의 혁신과 품질을 추구하면서 심기일전한다는 의미에서 회사 이름부터 바꾼 하이얼을 완전히 환골탈태시켰다. 그 결과 지금 하이얼은 매출 3000억 위안, 순익 400억 위안이 넘는 기업으로 우뚝 섰다.

그가 혁신 및 품질 경영을 통해 이룩한 기적과 관련한 일화는 무수히 많다. 대표적인 것이 공장장으로 부임한 직후인 35세 때 단행한 70여대에 이르는 냉장고 ‘박살 사건’을 꼽을 수 있다.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높은 불량률을 보이던 제품들을 쇠망치로 때려 폐기처분한 그의 충격 요법은 곧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하이얼의 품질 경영이 안착되는 계기가 찾아온 것이다.

그는 이후 글로벌화 추진에도 적극 나섰다. 금세기 초에는 우선 뉴질랜드의 냉장고 제조업체 피셔 앤 페이켈과 일본 산요(三洋)의 백색가전 부문을 잇따라 인수하는 행보를 보였다. 급기야 지난 2016년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전자기기 제조업체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 부문을 54억달러(6조원)에 인수하는 쾌거도 이루게 됐다. 이로 인해 현재 하이얼의 세계 가전 시장 점유율은 21%에 이르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업체의 지위도 공고히 하고 있다.

장루이민은 최근 직원대표대회에서 명예 회장으로 추대됐다. 후임 회장과 CEO에는 저우윈제(周雲杰·55) 총재가 내정됐다. 또 저우 총재의 후임으로는 량하이산(梁海山·55) 집행총재가 선임됐다. 둘 모두 하이얼에서만 이력을 쌓은 장 명예회장의 측근들로 유명하다. 만약 경영 능력을 조기에 검증받을 경우 약간 위태롭지 않겠느냐는 일반의 우려를 빠른 속도로 불식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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