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대표하는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35)의 성폭행 폭로 사건이 점입가경의 상황으로 진입할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백악관까지 사건 폭로 이후 행방이 묘연해진 펑의 신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함에 따라 향후 양국의 신경전이 예사롭지 않게 전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미국에게 명분을 더욱 쌓게 만들어줄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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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테니스 스타인 펑솨이. 이달 초 성폭행 사건을 폭로한 이후 현재까지 현재 행방이 묘연하다./제공=대만 롄허바오(聯合報).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20일 전언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현지시간) 가진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펑솨이의 실종을 매우 우려한다. 중국 정부가 그녀의 행방과 안전을 검증할만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펑이 테니스 스타라고는 하나 그래도 정치인이 아닌 일반인이라는 사실을 상기할 경우 백악관이 상당히 이례적인 관심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이달 초 장가오리(張高麗·75) 전 부총리에게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펑의 사건이 마침내 미국의 심장인 백악관까지 움직였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아직 중국 당국의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백악관의 논평이 주말에 나온 탓에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다뤄지는 것도 불가능하다. 물론 외교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사건 자체를 부인하는 논평을 낼 수는 있다. 펑이 최근 장 전 부총리가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이메일을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에 보냈다는 보도가 자국 관영 언론에 나온 만큼 근거 역시 충분하다.
문제는 백악관이 이 문제를 끝까지 물고늘어질 경우가 아닌가 보인다. 중국으로서는 대략 난감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갑자기 행방이 묘연해진 펑을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것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중국 당국이 그녀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과 하나 다를 바가 없다. 일부 베이징 외교 소식통이 중국이 외통수에 내몰렸다는 분석을 하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미국은 내년 2월 4일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러나 스프츠와 정치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국의 주장에 따르면 명분에서 밀리지 말라는 법이 없다. 서방세계에서도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지 않을 국가들이 나타날 가능성 역시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펑의 카드를 작정하고 쓰게 될 경우 분위기는 확 달라질 수 있다. 일거에 분위기 반전이 가능하다. 외통수라는 말이 나올 만큼 중국의 처지가 대략 난감하게 됐다는 분석은 정곡을 찌른 것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