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여년 동안 중국 경제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대 부동산 기업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이 막대한 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파산으로 결국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불어 회사를 폭발적으로 키우면서 본인도 굴지의 재벌로 성장한 쉬자인(許家印·63) 창업주 역시 이제는 역사의 인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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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그룹의 쉬자인 창업주가 최근 열린 자사의 모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회사의 파산으로 앞으로는 이런 모습을 보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제공=징지르바오.
이런 단정은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의 이강(易綱) 행장이 최근 헝다의 파산을 기정사실화한 사실을 보면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언론의 10일 보도를 종합하면 그는 전날 런민은행과 홍콩 금융관리국(HKMA)이 공동 주최한 화상 토론회 ‘홍콩 국제금융센터 위상과 전망’에 참석, “홍콩에는 이번 일(헝다 부채 사태)을 처리할 명확한 법적 절차가 있다. 채권자와 주주의 이익은 법적 우선 순위에 근거해 충분히 존중을 받게 된다”고 언명, 헝다의 운명에 대해 처음 부정적 공식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그는 “항다가 채권상환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홍콩 투자자의 우려를 살 수 있다”면서 “그러나 국제 금융센터로 발전한 홍콩은 이미 효율적인 금융운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몇몇 중국 부동산사가 단기적으로 리스크를 일으킨다 해도 중장기적으로 홍콩 자본시장을 파괴할 수 없다”고 강조, 현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도 솔직하게 고백했다. 헝다의 파산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에둘러 밝혔다고 할 수 있다.
헝다는 11월 초 기한을 맞은 달러 채권 이자 8250만 달러(970억 원) 규모의 달러채 이자를 1개월 상환 유예 기한인 지난 6일에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적으로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이르게 됐다. 분위기를 보면 앞으로도 남은 채무나 이자를 갚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해야 한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파산 이외에는 없다. 이강 런민은행 행장의 발언으로 볼때 헝다를 살리기 위해 직접적인 유동성을 공급할 생각이 없는 것이 확실하다고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 당국이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질서 있는 파산을 유도하는 것은 가능해 보인다. 이 경우 채무 구조조정이나 국유화 등의 조치가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말할 것도 없이 쉬 창업주의 역할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심지어 감옥에 가지 않는다면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헝다와 쉬 창업주의 시대는 이제 갔다고 단언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