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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 꼈다’며 아베·스가가 피한 귀신의집…기시다 입성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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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1. 12. 1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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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로이터 연합
89년 전 총리 암살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른바 ‘마가 낀’ 터로 악명을 떨쳐오던 일본 총리공관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주저 없이 입성했다. “기분이 상쾌하다”는 말로 주위 우려를 떨쳐낸 기시다 총리는 앞으로 이곳에서 유사 시 즉각적인 위기대응을 모색하게 된다.

기시다 총리는 아르데코 미학의 기념비이자 불길한 역사로 흐려진 약 100년 된 건축물인 총리 공관에 거처를 옮기고 지난 11일부터 본격적인 생활을 시작했다고 일본 영자신문 재팬타임스(JT)가 12일 전했다.

1929년 개관한 5183㎡의 2층짜리 돌벽돌 저택으로 이사한 첫날 기시다 총리는 “기분이 상쾌하다”며 “공무에 전념하기 위해 이사했다”고 웃어 보였다. 관련 소식을 전한 블룸버그통신은 “이 저택이 보수공사를 거쳐 2005년 재완공했으며 정치권 일각에서는 수십 년 동안 모인 악령을 쫓기 위해 신사 궁사가 굿을 했다는 소문이 떠돈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총리 집무실은 관저, 숙소는 공저(공관)라고 부른다. 두 건물은 도보 1분 거리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가 2012년 물러난 이후 최근 약 10년간 비어 있었다.

특히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이 공관을 꺼린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베는 2006~2007년 첫 총리 재임 기간 동안 약 10개월간 이 곳에서 생활했다. 2012년 총리로 돌아왔을 때는 공관으로 돌아가지 않았고 도쿄 시부야구에 있는 자택에 머물며 일본 최장수 총리로 우뚝 섰다. 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중의원 숙소에서 각각 지내며 출퇴근했다.

이와 관련해 JT는 “공관에 머문 다른 총리 6명의 경우 평균 재임기간이 1년 조금 넘어 지도자로서는 불길한 장소로 간주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공관에 거주했던 총리 7명 가운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를 제외한 6명이 1년 남짓해 퇴진했다고 확인했다.

또 하나는 귀신 출몰설이다. 공관은 문을 연 지 3년 뒤인 1932년 젊은 해군 장교들이 들이닥쳐 당시 이누카이 쓰요시 총리를 암살했던 곳이다. 4년 후 이 시설은 또 다른 군사봉기의 현장이 됐고 오카다 게이스케 총리는 벽장 속에 숨어 살아남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13년 TV에 나와 “공저에서 유령을 봤다는 이야기를 모리 요시로 전 총리로부터 들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제41대 미국 대통령 조지 H.W. 부시는 1992년 아시아 순방 중 일본을 찾아 이 공관에서 벌어진 연회 때 미야자와 기이치 총리 바지에 구토하며 쓰러진 일이 있었다.

이런 불길한 역사적 배경에도 아랑곳 않고 기시다 총리가 용단을 내린 데 대해 교도통신은 “위기관리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돈 문제도 무시 못한다. 제2차 아베 정권 시절(2012~2020년) 공관 유지비에 연간 1억6000만엔(약 17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빈집 관리에 쓰이는 예산 치고는 심한 낭비라는 야당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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