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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쳤다 하면 홈런’ 본즈의 명전 10수 딜레마 그리고 ‘33% 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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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2. 01. 1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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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본즈. /AP 연합
한국프로야구 초창기 장효조(66)는 ‘쳤다 하면 안타’라는 말을 유행시켰다. ‘안타 제조기’라는 별명답게 많은 안타를 치고, 나가면 도루를 했다.

‘쳤다 하면 안타’도 힘든데 미국 메이저리그(MLB)에는 ‘쳤다 하면 홈런’이던 선수가 있었다. 배리 본즈(58)다. 2000년대 초 본즈가 휘두른 배트는 공이 빗맞아도 담장을 넘어갈 만큼 위력이 어마어마했다. 한 시즌 73홈런을 작성한 2001시즌에는 대다수 타석이 ‘볼넷 아니면 홈런’일 정도로 투수들의 회피가 극심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762개)과 볼넷(2558개) 1위에 올라있는 본즈 신화는 그렇게 완성됐다.

‘10수만에 명예 회복’ 기로 선 홈런왕

한동안 잊힌 본즈의 이름이 최근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본즈는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60)와 함께 MLB 명예의 전당 입성 마지막 기회인 10번째 도전 앞에 섰다.

본즈와 클레멘스는 금지약물 스캔들에 휘말려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을 남기고도 찬밥 신세다. 기록을 얻고 명예를 잃은 것이다. 명예를 잃은 자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건 있을 수 없다는 논리가 지난 9년간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 결과에 반영됐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은퇴 후 5년이 지나면 명예의 전당에 오를 자격을 얻는다. 그들에게는 득표율 75% 이상을 얻을 때까지 10번의 입회 기회가 주어진다.

본즈의 경우 2013년 첫 번째 입회 기회 때 고작 30%대를 득표했다. 비율은 꾸준히 올라 2020년 처음으로 60%를 넘었다. 마지막 ‘10수’인 올해는 지난 9일까지 투표 내용을 공개한 기자 145명 중 117명의 지지(80.7%)를 받아 청신호를 켜고 있다. 115명의 지지를 얻은 클레멘스는 79.3%이다.

어느 해보다 가능성이 높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전망은 밝지 못하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의 명칼럼니스트인 버스터 올니는 “지난해 본즈는 401표 중 61.8%인 248표를 받았다”며 “통과까지 53표가 모자랐는데 올해 공개된 개표를 분석한 결과 본즈는 자신에게 투표하지 않은 기자 가운데 단 2명에게만 추가 표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올니는 “이 숫자는 본즈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적다”며 “대다수는 경기력 향상 약물을 사용한 의혹을 받는 선수들에게 투표할 용의가 있지만 투표자의 3분의 1이 조금 넘는 사람들은 (끝까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3분의 1’ 표심이 막판 변수

올해 명예의 전당 BBWAA의 총 유효 투표수는 약 400장에 육박할 전망이다. 올니의 계산대로라면 약물 스캔들에 부정적인 ‘3분의 1’의 마음을 상당부분 돌리지 못하는 이상 입성은 불가능하다는 뜻이 된다.

실제 본즈와 클레멘스는 매년 투표 현황에서 막판까지 70% 이상의 득표율을 유지하고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기자들은 투표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폭로된 발코(BALCO) 스캔들에 의하면 본즈는 2000년부터 약물 도움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위증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2011년 연방 대법원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으나 이 판결은 2015년 번복됐다. 본즈는 2007년 대법원에서 금지 약물인지 모르고 복용했다고 주장해 결국 스테로이드 도움으로 홈런 기록을 세웠음을 간접 시인했다.

‘쳤다 하면 홈런’이던 역대 가장 뛰어난 타자의 명예 회복은 ‘바람 앞에 등불’ 같지만 막판 변수는 남아있다. 이들에 대한 동정론이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고 특히 올해의 경우 또 다른 약물 사용자인 다비드 오르티스(47) 존재가 내내 부정적이던 33% 기자들에게 걸림돌로 떠올라서다.

비교적 호감도가 높아 83.4%의 득표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오르티스가 통과를 한다면 형평성 논란이 일 수 있다. 통산 성적으로 본다면 오르티스는 본즈에 비할 바가 아니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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