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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왕’은 연쇄 살인 사건 현장에 남겨진 20년 전 친구의 메시지로부터 ‘폭력의 기억’을 꺼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다. 원작은 어두운 과거를 인물들의 회상으로 그린다. 반면 드라마는 끔찍한 과거를 겪은 인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 집중한다. 여기에 ‘연쇄살인’이라는 틀이 씌워져 단편영화가 12화의 드라마로 확장했다.
대본을 집필한 탁재영 작가는 연 감독과 인연이 깊다. 연 감독이 탁 작가에게 ‘돼지의 왕’의 대본을 써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탁 작가가 쓴 2회의 대본이 제작사인 히든시퀀스에 들어갔다. 연 감독은 작품에 대해 몇 가지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했지만 시리즈 제작이 확정된 이후 온전히 제작진에게 작품을 맡겼다.
연 감독은 “탁 작가에게 스릴러 적인 구성과 연쇄살인이라는 틀을 추가하길 제안했던 기억이 난다”며 “드라마의 감성이 낯설진 않다. 탁 작가가 스릴러 구성을 재밌게 잘 만들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교폭력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 만큼 탁 작가의 고민도 깊었다. 수위가 높아지면 폭력성이나 선정성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솔직하게 그려내고 싶었다. 탁 작가는 “솔직하게 다루지 않으면 가짜가 될 것 같았다”면서 “학교폭력 장면을 주로 연기하는 아역 배우들이 안전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심리상담사가 현장을 지켰다고 들었다. 촬영 현장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해 솔직한 대본을 썼다.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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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감독은 원작을 내놓고 여러 전문가들과 토론을 나누기도 했다. 그는 “학생들에겐 학교가 전부인 커뮤니티다. 아침부터 밤까지 학교에서 생활을 한다. 한국은 한 커뮤니티에 올인하는 형태인데, 폭력에 노출되기 쉬운 구조다. 여러 커뮤니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탁 작가 역시 “결국 연대가 중요하다. 연대에서 또 다른 폭력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그것을 판단하는 것 역시 또 다른 커뮤니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돼지의 왕’은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잔혹하게 복수를 한다. 그러나 정당화가 목적이 아니다. 탁 작가는 “정당화보다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다른 사람을 해함으로써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이 온당한가를 얘기한다”고 전했다. 연 감독은 “이성과 감정이 동일한 메시지를 갖고 작동하는 작품이 흥미롭고 재밌다고 생각한다. ‘돼지의 왕’이 그렇다. 분노를 보여주는 게 감정적이라면 학교폭력을 통해 한국의 계급주의를 보여주며 이성적인 면도 보여준다. 두 가지가 잘 섞였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연 감독은 최근 혐오로 모이게 되는 이데올로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데올로기가 형성되는 과정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최근엔 혐오로 뭉치는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이 생긴다”며 “이러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도 언젠가는 만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