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초토화되면서 정부 리더십까지 실종되는 상황에 직면하자 보조금을 지급하는 시민 위무 카드를 꺼내들었다. 액수는 1인당 1만 홍콩 달러(153만 원)로 18세 이상의 시민 전원에게 4월 초부터 현금이 아닌 전자 상품권으로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약 660만명의 시민들이 이번 조치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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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한 마트 풍경. 한국 라면이 수북이 쌓여 있으나 판매가 부진한 듯하다. 홍콩 정부가 시민 위무 차원에서 상품권을 지급할 경우 불티나게 팔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제공=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
코로나19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29일 전언에 따르면 홍콩의 방역 상황은 지난 2월 초순만 해도 상당히 괜찮았다고 해도 좋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갑작스레 나빠졌다. 지금은 무려 113만명 가까이 감염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홍콩 인구가 740만명 전후라는 사실에 대입해보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고 할 수 있다. 사망자 역시 상당하다. 무려 7252명이 목숨을 잃었다. 초토화라는 말이 괜한 게 아니다.
당연히 민심이 좋지 않다. 캐리 람 행정장관을 비롯한 특구 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해야 한다. 경제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올해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의 6.4%보다 훨씬 둔화된 2.0~3.5%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면 더 이상 설명은 사족이라고 할 수 있다.
홍콩 정부로서는 뭔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급기야 4월부터 전자 상품권을 지급하는 고육책을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인접한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기업인 왕다차오(王大橋) 씨는 “현 상황은 확실히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 상품권 지급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홍콩 정부의 선택이 당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 정부가 전자 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코로나19 창궐 초기인 2020년에 1만 홍콩 달러, 지난해 5000 홍콩 달러를 지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은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한 때문인 듯 정부가 생색을 대단히 많이 내고 있다.
홍콩의 재정 기반은 상당히 견실하다고 봐도 좋다. 전자 상품권으로 시민들에게 664억 홍콩 달러를 나눠준다 해도 재정 지출은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 반면 소비 진작을 통한 경기 회복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정부의 선택이 나쁜 것은 아니라고 단언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