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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인텔 낸드사업 1단계 인수 절차를 완료해 낸드플래시 반도체 세계 2위 입지를 굳힌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강자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파운드리, 반도체 설계 등에도 손을 뻗어 사업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SK하이닉스의 키파운드리 인수에 대해 “시장 경쟁 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승인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지난해 10월 매그너스반도체 유한회사로부터 키파운드리 주식 100%를 5758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한 이후 같은 해 12월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현재 일부 국가에서도 심사가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기업 결합 승인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키파운드리 인수로 8인치 웨이퍼 기반 반도체 생산 능력을 두배로 키웠다. 키파운드리와 기존 파운드리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생산능력이 각각 월 9만장 내외로 알려진 점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는 월 20만장가량의 8인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8인치 웨이퍼 기반 범용 반도체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IT 기기 수요, 전기차 수요 급증 등에 따라 덩달아 급성장하고 있다. SK하이닉스시스템IC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손익이 1976억원으로 전년(933억원)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영국 최고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 ARM의 공동인수를 포함한 반도체 기업 인수합병도 검토하고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이날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후 “ARM 인수·합병을 위해 다른 기업들과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ARM은 반도체 설계도와 특허를 보유한 팹리스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지난 2020년 9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ARM을 400억달러에 인수한다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최종 인수에 필요한 각국의 기업 결합 승인을 받지 못해 지난달 인수를 포기했다. 퀄컴, 구글 등 미국의 주요 IT업체들의 반대가 거셌던 점도 계약 포기에 영향을 미쳤다. 박 회장이 SK하이닉스 단독이 아닌 공동 인수 방안을 언급한 것 역시 이 같은 저항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ARM을 포함한 반도체 기업 인수합병을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 부회장은 지난 28일 SK스퀘어 주주총회에서도 “반도체 업체는 규모가 큰 곳부터 작은 곳까지 M&A 계획을 검토하고 있으며 (인수 대상에) ARM까지 고려했다”며 “팬데믹으로 인한 출장 제한이 완화되면 4월부터라도 실리콘밸리 등에서 협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