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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20년만 통합우승 초보 감독’ 기적 일궈낸 전희철식 SK ‘매직’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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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2. 05. 1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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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철 서울 SK 감독. /연합
스스로 성격이 워낙 강하다고 할 만큼 ‘마초맨’인 전희철(49) 서울 SK나이츠 감독이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감독 데뷔를 하고 팀을 단숨에 창단 첫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초보 감독이 데뷔 첫 해 통합우승을 만들어낸 건 2002년 김진 전 대구 동양 감독 이후 20년 만에 나온 역대 두 번째 진기록이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데는 전 감독만의 리더십이 작용한 결과라는 풀이가 나온다.

마초맨의 소통 방식

사실 시즌 전만 해도 SK의 통합우승은커녕 정규리그 우승을 예상한 이도 거의 없었다. 앞선 시즌 SK는 하위권인 8위에 머물며 감독 교체 등의 쇄신작업을 거쳤기 때문이다. 당시를 전 감독은 “언론의 평가도 잘해야 4~5위였다”고 돌아봤다.

그런 SK가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180도 달라졌다. 달라진 비결은 젊은 선수들과 거리낌 없는 소통에 있다.

전 감독은 철저하게 훈련과 일상을 구분했다. 훈련 때는 평소 성격답게 누구보다 강하고 엄한 지도자였지만 일상으로 돌아가면 최대한 권위를 내려놓고 선수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려고 노력했다.

이른바 ‘형님’ 리더십이다. 이런 감독을 두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최준용은 “감독님이 은근히 꼰대”라며 농담을 던졌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 평소에는 서로 격의가 없이 소통한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리고는 최준용은 “우리들을 믿고 잘 챙겨주신다”고 감사했다.

지난달 6일 KBL 시상식장에 만난 전 감독은 “선수를 비롯해 주변 환경 등 운이 좋았다”면서도 “세 가지 정도를 보완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전략 전술과 팀 내 소통 문제였다. 가장 신경 많이 썼던 건 그런 부분이다. 안 좋았던 부분들을 고쳐가면서 시너지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믿음에 보답한 선수들

소통의 다른 말은 ‘신뢰’이기도 했다. 한물간 용병으로 낙인 찍혔던 자밀 워니와 일화가 대표적이다.

워니는 지난 2020-2021시즌 평균 17.7득점, 8.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0.4득점 10.4리바운드로 최우수 외국선수상을 받았던 2019-2020시즌과 비교해 성적이 떨어졌다.

모든 이가 재계약에 회의적이었지만 전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외적인 요인에 흔들렸을 뿐 그의 실력은 전혀 의심을 품지 않았다. 전 감독은 작년 여름 미국에 머물고 있던 워니와 영상 통화를 했다. 사령탑 부임 인사를 건네고 워니에게 재계약 의사를 전달하면서 “나는 널 믿는다”고 했다.

워니는 “나는 믿지 말라”고 했지만 전 감독은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단 조건은 “살을 빼라”였고 감독의 지시대로 체중 감량에 성공한 워니는 다시 최우수 외국선수상을 거머쥐며 부활했다.

전 감독은 “워니와의 재계약은 부모님도 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내가 아는 10명 가운데 11명이 재계약을 반대했다. ‘워니가 지난 시즌에 왜 안 됐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고 고치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이렇게 소통과 신뢰로 전희철의 SK는 환골탈태했다. 지난 시즌 8위였던 팀은 첫 목표를 6강으로 잡았고 놀랍게 정규리그 우승을 했다. 그리고 챔피언결정전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천적이던 얀양 KGC인삼공사마저 4승 1패로 누르고 왕좌에 올랐다. 전희철식 SK ‘매직’ 리더십이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 순간이었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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