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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꿈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노히트게임(무안타로 경기 마무리)도 거의 격주 단위로 나오는 것 같은 인상마저 준다. 유난히 노히트게임이 많았던 2021시즌의 경우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단일 시즌 기록인 총 9번이나 무안타 경기가 연출됐다. 일 년에 한두 번 나오기 힘들던 노히트게임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실정이다.
이 시점에서 ‘노히트게임이 예전처럼 여전히 중요한가’라는 물음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점점 흔해지고 있는 노히트게임이 과거처럼 여전히 그렇게 인상적이고 가치를 지닐 만한 일인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노히트게임의 ‘성질’과 날 것 그대로의 ‘쫄깃함’
메이저리그 역사상 던진 노히트게임은 총 316번이 있었다. 그 중 299번은 투수 한 명이 손수 무안타 경기를 마무리했다. 나머지 17경기는 투수들이 이어 던지며 합작한 노히트게임이다.
선발투수들의 이닝과 투구 수가 철저하게 관리되는 요즘 같은 분업야구 시대에 노히트게임의 양상도 한 명보다는 여러 명이 합작하는 형태가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4시즌 동안에만 6번의 합작 노히트게임이 나왔다.
결론부터 보면 노히트게임은 여전히 팬들을 설레게 하고 관심을 집중시킬 만한 업적이다. 단 그 노히트게임은 합작이 아닌 혼자서 해낸 케이스로 한정돼야 한다는 점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뜻을 같이 한다. FOX스포츠의 야구 칼럼니스트 벤 벌랜더도 그 중 하나다.
가장 최근의 노히트게임이 이를 방증한다. 주인공은 지난달 10일(현지시간) LA 에인절스의 좌완투수 리드 데트머스(23)다.
겁 없는 신예가 강호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5회까지 무안타를 이어가자 에인절 스타디움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후 경기 흐름은 데트머스가 안타를 맞느냐 아니냐의 여부에 온통 신경이 집중됐다. 그렇게 데트머스가 한 이닝, 한 이닝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경기장의 웅성거림은 커졌다고 당시 현장에 있던 벌랜더 칼럼니스트는 회상했다.
그날 밤 야구장의 모든 사람들은 역사를 목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에게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투수들이 노히트게임을 했는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물론 이들에게는 불과 며칠 전에 합작 노히트게임이 나왔다는 사실도 관계없었다.
야구팬들은 본능처럼 과거부터 내려오는 날 것 그대로의 마법 같은 역사적인 경기를 감상하고 열광했다.
12-0으로 앞선 9회 2사 상황이 되자 관중들은 일어서서 비명을 질렀다. 데트머스가 땅볼로 노히트게임을 완성한 순간 에인절 스타디움은 떠나갈 듯 흔들리고 있었다. 벌랜더 칼럼니스트는 “사람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며 이 순간을 간직하고자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사라진 완투경기, 더욱 인상적인 ‘1인 노히트’
2022시즌 야구는 투수들이 너무 압도적이어서 타자들이 공격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이런 현상이 덩달아 노히트게임에 대한 감흥도 떨어뜨리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선발투수들이 9회는 고사하고 8회에 마운드에 오르는 걸 거의 보지 못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오프너의 시대, 투구 제한, 이닝 제한 등등이 대세가 되면서 완투 경기는 그 어느 때보다 보기 드물어졌다.
아무리 투수가 압도하는 시대라지만 노히트게임은 그런 측면에서 가치를 갖는다. 특히 투수 홀로 9회 동안 안타를 맞지 않고 아웃카운트 27개를 책임지는 경기라면 더욱 그렇다.
합작 노히트게임이 기계적으로 만들어진 느낌이라면 1인 노히트게임은 과거의 날 것 그대로인 느낌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팬들은 노히트게임의 빈도수를 떠나 그것이 얼마나 어렵고 인상 깊은 업적인지 잊지 않는다. 수치화되고 분업화된 현대 야구도 재미있지만 공 하나하나 손에 땀을 쥐며 보면 짜릿한 1점 승부 야구를 고스란히 경험하는 일은 더 값지다.
벌랜더 칼럼니스트는 “따라서 오늘날 경기에서 투수 한 명이 던진 노히트게임은 오히려 더 인상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