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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국내 지지 기반 균열 조짐...친푸틴 인플루언서들, 크렘린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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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2. 08. 21. 14:20

우크라 전쟁 지지 러 민족주의들, 러군 실패 크렘린궁 비판
국방장관·사령관 처벌 촉구...푸틴 직접 겨냥도
군사지휘체계 비판 "공격 좌절, 방어 무너져"
"크림반도 폭발, 러시아인, 전쟁 적나라한 현실 직면"
COMBO-Ukraine-Russia-conflict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와 친우크라이나 지역 파르티잔 저항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키 공군기지의 5월 16일과 8월 10일 모습./사진=미국 상업위성업체 맥사 제공·AFP=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이 정체 국면에 빠지면서 러시아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지지하는 러시아 극우 민족주의자들이 러시아군의 실패와 실수에 대해 크렘린궁을 일제히 비판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작전'을 지지하는 이들이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텔레그램을 통해 전쟁 준비 부족, 러시아군의 높은 사상자 비율과 느린 공세 속도 등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러시아가 2014년에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에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와 현지 파르티잔 저항군의 공동 작전으로 보이는 폭발 등이 지난 2주간 4차례가 일어나자 전쟁에 대한 비판과 논쟁이 소셜미디어에서 점점 더 확산되고 있으며 러시아 영토도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나는 등 크렘린궁에 대한 러시아 내 정치적 압력이 가해지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전했다.

크렘린궁에 대해 우크라이나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될 것을 촉구하는 러시아 민족주의자들의 목소리는 푸틴이 지금까지 회피해온 징병의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고 WSJ은 전했다.

푸틴은 4월 초 춘계 징병의 일환으로 13만4500명의 새로운 징집병의 입대를 명령하는 법령에 서명했고, 5월 말 계약제 군인 지원 연령 상한을 50세로 연장하는 군 복무법 개정 법안에 서명했지만 대규모 징병을 통한 전면전은 선포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동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실을 러시아 사회의 훨씬 폭넓은 범위로까지 가져와 불안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해석했다.

크림반도
16일 오전(현지시간)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북부 잔코이 지역의 마이스케 마을 내 러시아군 부대 탄약고 폭발로 화염이 치솟고 있다./사진=타스=연합뉴스
◇ 러 침략 전쟁 지지 비평가들, 우크라 전쟁 실패 책임 국방장관·사령관 처벌 촉구...일부, 푸틴 직접 겨냥도

전쟁 찬성 비평가들은 전쟁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에 동의하지 않으며 러시아 국방부의 속임수를 조롱하고 있고, 이들의 비판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러시아군의 공세가 둔화한 후 더욱 거세졌다.

일부는 직접 푸틴을 직접 겨냥하기도 한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대령 출신인 이고르 기르킨은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미국 지원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머스) 공습에 대한 책임을 물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비롯한 러시아군 최고사령관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고, 러시아에서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는 푸틴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도 했다고 WSJ은 전했다.

기르킨은 돈바스 지역 점령 작전을 지휘했으며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말레이시아 항공기를 격추해 298명을 살해한 혐의로 다른 3명과 함께 네덜란드 주도의 국제 검찰에 의해 기소된 상태다. 그는 돈바스 지역을 포함해 러시아인이 사는 다른 지역을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신러시아운동의 리더로 텔레그램 팔로워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 전 약 1만5000명에서 43만명으로 늘어날 정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러 탱크 파괴
러시아 침략군의 탱크들이 우크라이나 시베르스키 도네츠강을 건너려다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아 파괴된 모습으로 우크라이나군이 5월 12일(현지시간) 제공한 사진./사진=AP=연합뉴스
◇ 친러 분리주의자 사령관, 러 하향식 군사 지휘 체계 비판 "공격 좌절, 방어 무너져...작전 준비 덜 돼"

돈바스 지역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세운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소속 보스토크(동부) 대대의 알렉산더 코다코프스키 사령관은 높은 사상자 비율이 의사 결정과 필요한 무기 공급을 지연시킨 러시아의 하향식 군사 지휘 체계에 있다고 비판했다고 WSJ은 전했다.

그는 7월 텔레그램에 "우리의 공격은 좌절되고, 방어는 무너졌다"며 "우리가 원했던 것보다 작전 준비가 덜 돼 있었다는 것은 모두에게 명백하다"고 적었다.

◇ NYT "크림반도 폭발, 러시아인, 전쟁 적나라한 현실 직면"...크림반도 민심 이반 현상

아울러 우크라이나 측의 공격에 의한 크림반도에서의 폭발 등의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게재되면서 나치의 지배로부터 우크라이나를 구하기 위한 '특별 군사작전'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크렘린궁의 주장을 믿었던 많은 러시아인에게 전쟁의 적나라한 현실이 점점 더 명백해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러시아 정부와 가까운 연구기관인 러시아 국제문제위원회(RIAC)의 안드레이 코르투노프 사무총장은 "사람들이 전쟁이 그들에게 다가오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며 "이는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 크림반도 민심의 이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전날 최소 4차례의 폭발이 일어난 벨벡 공군기지가 있는 세바스토폴 거주 한 30대 주민은 이발소를 매각하고 가능한 한 빨리 크림반도를 떠날 결심을 굳혔다며 9일 공격 이후 러시아 관광객뿐 아니라 자신의 많은 친구도 크림반도를 떠났다고 말했다. 일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될 수 있다고 우려했고, 다른 사람들은 최근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목표물로 제시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 사이의 케르치 대교가 끊겨 고립될 수 있다며 걱정했다고 이 주민은 전했다.

푸틴과 국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1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방위산업 전시회인 '육군-2022' 포럼 행사장에 도착하고 있다./사진=AFP=연합뉴스
◇ 텔레그램, 러시아인의 우크라 전쟁 정보 접근 공간...전선 러시아군 병사 목소리 전달 역할

텔레그램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다양한 견해를 제공하는 러시아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정보 공간에 속하지만 러시아군뿐 아니라 정부 기관 관련 '허위정보' 유포자에 대해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는 검열법에 따라 수천명이 기소된 것을 감안하면 러시아군에 대한 비판은 다소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군사 전문가 롭 리 미국 외교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푸틴이 부인할 수 없는 큰 군사적 실패가 있다는 걸 아마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푸틴이 정치적 리더십이 아니라 군사적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할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친전쟁주의자들의 목소리는 서방 측 전문가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러시아 측 정보 제공원이고, 전선의 러시아군 병사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러시아 종군기자인 로만 사콘코프는 9일 크림반도 사키 공군기지 폭발과 관련,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대로 부주의로 폭발했다면 매우 수치스러운 화재라며 "나는 크루즈(순항) 미사일 타격에 베팅한다"고 적었다.

인기 있는 친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워 인포머(Infomer·정보 제공자)'는 사키 공군기지의 파괴된 군용기 사진과 함께 지역 관리를 인용해 그날 폭발로 한명이 사망하고, 부상자들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 폭발로 러시아군 전투기 8대가 손실됐다고 밝혔다.

코다코프스키 사령관은 이달 초 텔레그램에 이틀 동안 전투에서 마리우폴 전투 3개월 동안보다 많은 5명을 잃었고, 7명이 다쳤다고 적었는데 이 게시물의 조회수는 200만회를 넘어섰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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