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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루 쪽 낮은 펜스에 그대로 복부를 강타당한 김하성은 한동안 엎드려 있다가 팀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며 일어났다. 놀라운 몸놀림에다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에 현장을 찾은 샌디에고 홈 관중들은 김하성의 이름을 연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현지 중계진은 "굉장하다"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해설자는 "놀라운 플레이"라고 화답하며 "김하성이 엄청난 집중력과 결단력으로 공을 잡았다. 그는 마지막 순간 몸을 펜스에 강하게 부딪힐 걸 뻔히 알고도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장면은 후반기 들어 진가가 발휘되고 있는 김하성의 존재감과 그들을 열광케 하는 스타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각종 지표가 나타내는 '최강'급 수비력
바야흐로 메이저리그에서 김하성의 성공 시대가 활짝 열렸다. 김하성은 그동안 익숙했던 박찬호(49), 김병현(43),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 등과는 차별화된다. 같은 타자인 추신수(38·SSG 랜더스)와도 결이 다르다.
사실 기대만큼은 아직 못하는 타격이지만 유격수로서 발군의 수비력과 허슬 플레이를 앞세워 자신의 존재감을 서서히 넓혀가고 있다.
좀처럼 실수가 없어 견고하면서도 때론 화려한 수비력은 김하성을 버티게 하는 핵심 요인이다. 눈으로 보는 플레이를 넘어 흔히 '숫자놀음'이라고 하는 세이버매트릭스에서도 김하성의 수비력은 단연 주목을 받고 있다.
야구통계 전문사이트 팬그래프에 따르면 23일까지 김하성의 기본 수비율은 규정 이닝을 채운 유격수 중 미겔 로하스(33·마이애미 말린스)와 나란히 공동 1위(0.985)를 오르내리고 있다. 약 800이닝 가까이 유격수로 뛰면서 실책은 단 5개에 불과하다. 김하성은 최소 실책 부문 1위다.
아울러 세이버매트릭스의 수비력 대표 지표인 '얼티밋 존 레이팅'(UZR)에서는 5.4를 마크해 4.9로 2위인 아메드 로사리오(27·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제쳤다. 김하성이 1위인 UZR은 그라운드를 여러 구역으로 나눠 타구마다 가중치를 부여해 얼마나 넓은 수비 범위로 실점을 막아냈는지를 측정하는 데이터다. 개개인의 수비력이 메이저리그 평균 수비수보다 얼마나 높고 낮은지를 점수로 환산한 '디펜시브 런 세이브'(DRS) 부문에서도 김하성은 +7로 6위권에 랭크돼 있다.
한 마디로 김하성은 고전적 의미의 수비와 현대야구 수비 지표 모두에서 최고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하위타순+유격수' 기준 합격점 타격
수비만 좋은 것도 아니다. 수비가 'A+'급이라면 타격도 평균 이상인 B급에는 들어간다. 김하성의 타격은 지난해 빅리그 데뷔 이후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유격수 기준으로 김하성의 타율은 15위권(0.253)인데 이는 3억2500달러를 받는 코리 시거(28·텍사스 레인저스)와 엇비슷하다. OPS(출루율+장타율)의 경우 0.705로 15위권이며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2.7로 9위를 차지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는 트레이 터너(29·LA 다저스)를 비롯해 댄스비 스완슨(28·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샌더 보거츠(30·보스턴 레드삭스), 팀 앤더슨(29·시카고 와이트삭스), 보 비솃(24·토론토 블루제이스), 카를로스 코레아(28·미네소타 트윈스), 프란시스코 린도르(29·뉴욕 메츠), 시거 등 특출하게 방망이가 뛰어난 선수들이 다소 포진해 있다.
공격의 측면에서 이들을 한 단계 위인 A급이라고 보고 경쟁 상대에서 제외하면 김하성의 유격수 타력은 꽤 높은 수준이 된다.
올해 특히 거센 '투고타저' 현상으로 30개 구단 대부분의 팀은 하위 타순이 거의 2할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는 형편이다. 1할대에 머무는 타자들도 허다하다. 이런 점까지 염두에 두면 하위 타순에서 유격수로 김하성만큼 해주는 것은 꽤나 만족스러운 결과다.
남은 시즌 관건은 김하성이 '타율 0.250 및 OPS 0.700 이상'을 사수하느냐다. 이 정도 타격이면 빼어난 수비력과 더불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