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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백악관으로 불리는 중난하이(中南海)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1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 정계에는 1989년 6월 4일 발생한 톈안먼(天安門) 유혈 사태 이전만 해도 상하이방을 비롯한 정치 파벌이 크게 존재하지 않았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텐안먼 사태 이후 상하이시 시장과 서기 출신인 장 전 주석이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최고 지도자로 발탁되면서 상황은 확 달라지게 된다. 그를 맹주로 한 상하이 출신들이 일거에 정권 요직에 포진하면서 상하이방이 고고의 성을 울린 것이다.
이후 혁명열사 리숴쉰(李碩勳)의 아들 리펑(李鵬) 전 총리와 공청단 제1서기 출신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최고지도자로 중용되자 자연스럽게 중국 정계는 이른바 삼족정립(세 세력이 버티고 선 모양)의 양상을 갖추게 됐다. 이후 20여년 동안 세 파벌의 공존은 자연스럽게 중국 정계의 불문율로 굳어졌다.
그러나 2012년 10월 시 주석이 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매 5년마다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총서기로 선출되면서 상황은 서서히 변할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를 맹주로 하는 새 파벌 시자쥔이 탄생하면서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이후 예상대로 시자쥔은 대약진을 거듭했다. 10월 말 막을 내린 당 제20차 대회에서는 정원 7명의 최고 권력기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완전 장악했다. 범위를 정원 24명의 정치국까지 확대할 경우는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공청단파의 리더에 해당하는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내년 3월 초 열리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약칭 전인대와 정협)를 끝으로 정계에서 은퇴할 예정으로 있다. 사실상 공청단파는 거의 소멸됐다고 해도 좋다. 태자당의 경우는 이보다 훨씬 이전에 이미 유명무실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상하이방의 맹주였던 장 전 주석까지 타계했다. 중국 정계가 시자쥔에 의해 천하통일됐다고 단언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